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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대신 기억”…미주 한인사회가 먼저 겪은 명절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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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8 06:50:24 수정 : 2025-10-08 06:50:23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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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제사 문화’가 점차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는 제사의 형식보다 ‘가족 기억·추모’를 중심에 두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보름달의 모습. 연합뉴스

2015년 공개된 홍기석 경희대 명예교수의 논문 ‘한국의 샤머니즘’에 따르면, 미주 한인 사회에서 전통 제사의 해체는 한국보다 훨씬 이른 1950∼70년대에 이뤄졌다. 제사에 필요한 식재료를 구하기 어렵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물리적 제약이 가장 큰 이유였다. 대부분의 한인 교포 사회가 기독교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의 7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 가정이 제사 대신 교회나 가정에서 ‘추도예배’ 형태로 고인을 기리고 있다. 홍 교수는 이를 두고 “미주 한인 사회의 종교 환경은 전통 제례를 사적인 의례로 축소한 방향으로 작용했다”며 “제사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억 중심의 간소한 의례로 변형됐다”고 설명했다.

 

미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MissyUSA에는 “아버지가 좋아하던 음식을 차려 가족이 함께 식사한다”거나 “가족들이 모두 성당을 다녀 위령미사를 드릴 예정”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고인을 떠올리는 행위 자체는 남기되, 형식과 절차는 실정에 맞게 변용·간소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라 지니 박은 Mochi magazine에 기고한 글에서 “부모님과 제사 전통을 이어가되 우리만의 방식으로 변형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모님과 제사의 전통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며 “효도의 규칙도 중요하지만, 제사라는 의식은 결국 사랑과 추모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에서도 현실이 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과일 소비자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에 차례상을 차린다는 응답은 40.4%에 그쳤다. 2016년 74.4%와 비교하면 3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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