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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환급”…60대 이상 고령층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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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1 05:00:00 수정 : 2025-10-11 05:24:28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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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페이백’ 열풍 속, 소외된 60대 이상…디지털 장벽이 만든 또 다른 격차

지난달 시작된 카드 소비 환급 정책 ‘상생페이백’이 국민적 호응 속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디지털 접근성의 한계로 제도 참여에서 배제되는 고령층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상생페이백의 성공을 위해서는 참여율 자체보다 세대 간 접근 격차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가 세대별 격차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5명 중 1명 신청…60대 이상은 ‘10명 중 1명’ 뿐

 

11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상생페이백 신청자는 939만122명으로 집계됐다.

 

접수 시작 16일 만에 국민 5명 중 1명이 참여한 셈이다.

 

상생페이백은 올해 9~11월 카드 소비액이 지난해 월평균 소비액보다 늘어난 경우 증가분의 최대 20%(월 10만원 한도)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침체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취약상권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행했다.

 

연령별 신청률을 보면 세대 간 참여 격차가 극명하다.

 

전체 신청자 중 30대(26%)와 40대(25%)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대 이하(18.4%)와 50대(19.3%)까지 포함하면 90%에 육박한다. 60대 이상은 11.3%에 불과했다.

 

인구 대비 신청률로 보면 그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30대(36.7%), 40대(30.9%), 50대(20.9%)에 비해 60대(10.8%), 70대(4.1%), 80대 이상(1.1%)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신청은 앱으로, 환급도 앱으로”…고령층엔 높은 디지털 진입 장벽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낮은 참여율이 단순한 ‘관심 부족’이 아닌 구조적인 접근성 문제라고 지적한다.

 

상생페이백은 온라인 신청과 앱 기반 환급이 필수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앱 설치와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공인인증, 간편결제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에게는 이 과정 자체가 큰 장벽이다.

 

전통시장상인회나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에서 오프라인 신청 지원을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워 포기하는 어르신이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접수된 상생페이백 관련 상담·민원 77만7752건 중 37.5%가 ‘신청방법 문의’였다. 뒤이어 ‘디지털 온누리 앱 관련 문의’(25%)가 두번째로 많았다.

 

◆전문가들 “디지털 포용성 확보 없다면 정책 효과 반감될 수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디지털 포용성’의 부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한 전문가는 “고령층의 낮은 신청률은 단순히 참여 의지 부족이 아닌 디지털 환경 접근성의 한계”라며 “온라인 기반 행정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고령층은 정책 참여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생페이백은 취지는 좋지만,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며 “오프라인 채널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정책의 형평성과 실효성 모두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 보완책으로 읍면동 주민센터나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 신청, 간소화된 인증 절차 도입을 제안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행정 접근성’ 자체를 사회적 인프라로 보고 제도적 포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안내문만 배포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체험형 디지털 교육과 상담 인력 확충이 병행되어야 실제 참여가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 쿠폰 홍보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상생페이백이 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자영업자의 주요 고객층 중 상당수가 6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이들이 제도 이용에서 배제되면 소비 진작 효과가 특정 세대에 편중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작 지원이 절실한 소상공인의 주요 소비층이 고령층인데, 이들이 참여하지 못하면 정책 효과는 반쪽이 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상생페이백의 성공을 위해서는 참여율 자체보다 세대 간 접근 격차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배려하는 ‘포용적 디지털 행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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