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을 받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건설 현장이 이전부터 잦은 안전사고로 논란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2022년 공장 건설이 시작된 이후 총 3명의 건설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총사업비 76억달러(약 10조9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임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사망 사고는 2023년 4월 착공식 6개월 뒤 발생했다. 도장 공장 철골 구조물 위에서 철재 빔 설치 작업을 하던 하도급업체 소속 30대 노동자가 18m 높이에서 추락했다. 당시 안전 로프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철골 구조물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로프가 끊기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2건의 사망 사고는 지난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기습 단속 대상이 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어났다. 지난 3월 한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여 숨졌고, 5월에는 다른 노동자가 지게차에 실린 화물이 떨어지면서 사망했다.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현재 이들 사망 사고에 대해 조사 중이다. OSHA는 지난해 현대차 메타플랜트 복합단지 현장에서 11명의 부상 사고를 접수했다고 WSJ은 전했다.
안전사고가 계속되자 현대차와 LG엔솔은 건설 현장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지게차 사고 발생 후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작업장 안전을 점검했다. 회사는 안전요원을 추가 채용하고 복합단지 건설 현장 전체에 대한 안전관리 감사를 실시했다.
무뇨스 사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포괄적으로 행동했다”며 “나는 조지아로 가서 안전이 생산 일정, 비용, 이익,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LG 측도 회사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불법 고용이나 노동 관행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잇따른 사망 사고는 현지 언론과 노동단체가 현대차 메타플랜트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와 노동 여건을 집중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일부에서는 노동단체 등의 지속적인 불법 의혹 제기가 9월 이민당국의 단속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당국은 지난달 4일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LG엔솔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은 구금 7일 만에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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