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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 캄보디아 간 한국인, 또 ‘납치’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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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3 14:59:33 수정 : 2025-10-13 15:24:51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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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의 20대 납치·살해 사건이 외교적 사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유사 사례가 잇따라 알려져 경찰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의 납치-살해 사건이 알려진 뒤 상주에서도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이 범죄조직에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광주에 거주하는 20대 청년 2명도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돼 경찰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 지역 20대 청년은 캄보디아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수 천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주고 풀려났다.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이 살인과 사기 혐의로 A씨 등 30에서 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8월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KP통신 홈페이지 캡쳐

13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A(30대)씨와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 신고가 지난 8월 22일 접수됐다.

 

출국 이후 연락이 두절됐던 A씨는 닷새 뒤인 24일 텔레그램 영상 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다시 연락이 끊겼다.

 

최근 A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가 차용증 내용을 적은 노트를 들고 있는 사진도 게시됐으며, 그의 가족은 발신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외 범죄 조직이 A씨를 감금한 채 협박·갈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지난 8월 23일 캄보디아 한국대사관, 경찰청(본청) 국제협력관실과 외교부 영사 콜센터로 사건을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받은 즉시 우선 사건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며 "출국 사실을 확인한 뒤에는 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재차 공문으로 실종을 알렸다"고 말했다.

 

올해 경북 지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실종됐다는 신고는 이번 사건과 예천 대학생 사건을 포함해 총 7건이 접수됐다. 이 중 2건(상주 1건, 경주 1건)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광주에 사는 20대도 캄보디아에서 2개월째 연락이 끊겨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족들은 “‘살려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안 된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20세 남성 A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A씨가 두 달 전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고문을 당한 후 사망한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용의자 3명. 크메르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가족들은 A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건너간 것을 추정하고 관련 기록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족들에게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 와 '살려달라'고 말한 뒤 전화가 끊기자 범죄 연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관계 기관·부처 협조를 통해 A씨에 대한 소재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광주 북부경찰서도 해외 출국한 20대 남성 B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다.

 

캄보디아로 출국한 제주 지역 20대 청년은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수 천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주고 풀려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신원불상자로부터 20대 A씨를 데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가족 신고가 지난 7월 9일 접수됐다.

 

이틀 뒤인 7월 11일 또다시 텔레그램을 통해 A씨 가족에게 연락해 온 신원불상자는 A씨와 가족이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통화에서 "사기를 당해 부채가 생겼고, 이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캄보디아에서 창고 정리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감금당했느냐"는 가족 질문에 "감금당한 것은 아니지만, 밖으로 나가본 적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가 범죄 조직에 감금·협박당하고 있다고 판단해 현지 공조 수사를 요청했으나 당시 A씨는 구호를 거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는 돌연 지난 8월 10일 귀국했다. A씨 부모는 경찰에 "A씨 몸값으로 35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요구받았고, 이를 지불해 풀려나게 됐다"고 진술했다. A씨는 현재 정신적 충격을 받고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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