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작년 10월25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된 이후라, 해당 병원에 보험개발원의 ‘실손24’ 앱을 통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동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앱에서 진료받은 병원 및 진료내역을 선택하니 진료비영수증 등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도 보험금 청구서류가 의료기관에서 보험회사로 직접 전송되면서 보험금이 간편하게 청구되었다.
국민 편익을 위한 실손보험 청구절차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실손24’ 앱을 자세히 살펴보니 본인의 실손보험 청구뿐만 아니라 자녀 및 부모, 제3자 청구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고령층 등 실손보험을 직접 청구하기 어려운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해서 자녀 등이 대리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청구 전산화에 따른 사각지대를 해소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최근 한 소비자단체에서 실시한 ‘실손24’ 서비스 이용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동 서비스를 이용해 본 소비자 중 88.6%는 기존 청구방식에 비해 ‘실손24’ 청구가 더 편리하다고 응답하였다.
종이서류 발급 없이 보험금을 바로 청구할 수 있다는 점과 서류 발급을 위해 병원에 재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큰 편리함과 만족감으로 다가온 것이다.
주변의 어머니들 모임에 나가서 ‘실손24’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면, 아직은 이용해 보지 않으신 어머니들이 많은 거 같다. ‘실손24’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의원, 약국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되지 않은 것이 더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의원은 약 7만개, 약국은 약 2.5만개로서 전체 의료기관이 다 참여하려면 범의료계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전면 시행을 얼마 안 남겨둔 현재까지도 ‘실손24’에 연계되지 않은 의료기관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
우리가 아프면 제일 먼저 찾아가는 동네 의원과 약국에 대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국민의 보험금 청구 편의성 제고를 위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할 사항으로, 전면 시행되는 10월25일 이후에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실손24’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계 등의 참여가 그 핵심으로 특히 전자의무기록(EMR) 업체들은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의료기관이 법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실손24’에 참여해야 할 것이며, EMR 업체들을 운영하고 있는 제약회사 등도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모든 의료기관에서 누구나 더 쉽고 빠르게 실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될 그날을 위해 의료계와 보험업계 등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해 본다.
천경숙 (사)녹색어머니중앙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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