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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대표의 尹 면회, 보수 결집보다 반성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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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9 22:50:23 수정 : 2025-10-19 22: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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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그제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장 대표는 면회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윤 전 대통령 근황을 소개했다. 이어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며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평안한 삶을 지키기 위해”라고 외쳤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보수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장 대표 발언에는 그가 언급한 ‘힘든 상황’을 누가, 어떻게 초래했는지가 빠졌다.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보수 궤멸은 없었을 것이란 점은 삼척동자도 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부터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까지 모두 윤 전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다.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이 마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용시설에 갇힌 ‘순교자’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으니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과 장 대표 모두 “계엄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1.8평(약 6㎡) 방 안에서 생존하기 힘들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법정 출석조차 거부하는 중이다. 어디 그뿐인가.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심판 심리 때는 물론 파면 선고 후에도 전혀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입만 열면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장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행태를 나무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민주당이 “불법 계엄과 탄핵을 부정하는 대국민 선포”라고 비판해도 대꾸할 말이 없을 것이다.

특정 종교를 연상시키는 ‘성경’, ‘기도’ 등의 언급은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장 대표를 겨냥해 “대단히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김재섭 의원)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겠는가. 지금 국민의힘에 절실한 것은 반성을 통한 쇄신이지 보수 결집을 위한 정치 공학 따위가 아니다.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은 중도·수도권·청년 민심에 찬물을 끼얹고, 내년 6·3 지방선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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