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 터널형 디스플레이 ‘AI 갤러리’ 압권
세계 최초 130형 마이크로 RGB TV 공개
‘제미나이’ 품은 냉장고 등 혁신 가전 집합
내 가족 건강 맡길 ‘따스한 기술’도 눈길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어둠을 허락하지 않았다. 4일 오후 6시(현지시간), 하늘은 이미 한밤중처럼 깜깜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명들이 맹렬한 빛을 내뿜으며 어둠을 몰아내고 있었다.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밤거리를 지나 라스베이거스의 심장부로 불리는 스트립 지구에 있는 윈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에 들어서니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4628m², 약 1400평에 달하는 업계 최대 규모의 전시장에 담긴 삼성전자의 ‘미래’가 한눈에 들어왔다.
매년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 박람회 CES의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의 ‘안방마님’이었던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6에서 윈 호텔에 단독 전시관을 꾸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 데 모이는 LVCC를 벗어난 이유에 대해 “방문객들이 삼성이 지향하는 미래의 방향성까지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윈 호텔에선 삼성전자의 ‘더 퍼스트룩(The First Look)’ 행사가 한창이었다. 더 퍼스트룩은 삼성전자가 CES에 맞춰 진행하는 전시와 프레스 콘퍼런스 등 모든 프로그램을 통합한 명칭으로, 삼성전자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의미가 담겼다.
전시관은 입구부터 압도적이었다. 약 20m 길이의 거대한 터널 형태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갤러리’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거대한 그림, 또다른 세상에 발을 디디는 느낌이었다. 한국 대표 진경산수화이자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컬렉션으로도 잘 알려진 정선의 ‘인왕제색도’,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 디지털 아트로 재해석돼 움직였다.
이어 오로라와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도시의 불빛이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으로 이어지는 영상이 시야를 감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 행사 주제인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촬영지?” 묻자 TV가 대답했다
터널을 지나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존에 들어섰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130인치의 거대한 스크린에 마음을 온통 뺏겼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130형 마이크로 RGB TV’였다.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한 LED 소자들이 뿜어내는 색감과 명암비는 실물을 보는 듯 생생했고, 슬림한 프레임은 마치 벽에 거대한 창문이 뚫린 듯 착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TV가 ‘영상 재생 기기’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던 중 “저기 촬영지가 어디야?”라고 묻자, ‘비전 AI 컴패니언’이 즉시 촬영지 정보를 화면에 띄워줬다. 요리 영상을 보면서 조리법을 물어보자 곧바로 레시피를 정리해줬다.
실시간 스포츠 경기를 취향에 맞춰 보는 것도 가능했다. 행사에선 화질과 음질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AI 사커 모드’, 해설자 음성과 관중의 함성 같은 배경음을 분리해 소리를 키우거나 음소거할 수 있는 ‘AI 사운드 컨트롤러 프로’ 기능이 시연됐다.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존에는 따로 원 형태의 미디어 아트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삼성 아트 TV로 집에서도 예술 갤러리 같은 몰입감 있는 감상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한켠엔 프랑스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 에르완 부훌렉이 디자인한 와이파이 스피커 ‘뮤직 스튜디오 5·7’가 오브제마냥 자리했다.
‘예술의 경지’에 오른 기술력을 뽐내는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투명한 유리 위에 선명한 영상이 재생되는 ‘투명 마이크로 LED’ △AI로 퍼스널 컬러와 피부톤을 분석해주는 ‘AI 뷰티 미러’ △홀로그램 박스나 3D 전용 안경 없이 맨눈으로도 3D 입체감을 구현하는 ‘스페이셜 사이니지’ 등이다.
◆손글씨 읽는 냉장고… ‘뭐 먹지’ 고민 끝
‘홈 컴패니언’ 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존에 알던 집안일의 풍경이 완전히 뒤바뀌어있었다.
이곳의 가전들은 보고, 듣고, 말하며 사용자와 교감했다. 냉장고 앞에 서서 “하이 빅스비, 내 나우 브리프 보여줘”라고 말하자 ‘보이스 ID’ 기능이 내 목소리를 인식해 오늘의 일정과 뉴스를 스크린에 띄워줬다.
가장 눈에 띄는 가전은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였다.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탑재되면서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수많은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했다. 심지어 반찬통에 손으로 쓴 라벨 글씨까지 정확히 읽어냈다. 알아서 식재료를 파악해 요리를 추천해 주니 ‘오늘 뭐 해 먹지?’라는 고민이 사라질 듯했다.
세탁·건조기 업계를 강타 중인 ‘비스포크 AI 콤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메인 열교환기 외에 부스터 열교환기가 하나 더 추가돼 빨래 양이 많아도 빠르게 마른다고 설명했다. 매끄러운 일체감을 살린 원바디 디자인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비스포크 AI 에어드레서’는 스팀 다리미처럼 주름을 펴주는 기능이 강화돼 바쁜 아침 출근 준비를 돕는 든든한 지원군 같았다.
◆“우리 가족을 부탁해”
마지막으로 둘러본 ‘케어 컴패니언’ 존에선 기술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기기를 제어하는 것을 넘어,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기술들이 시연돼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멀티모달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이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내 수면 상태, 걸음걸이, 심지어 말투까지 분석해 인지 기능 저하 징후를 미리 알려준다고 한다. 치매 같은 질병을 일상 속에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서 반색할 기술도 있었다. 반려 동물 진단 서비스 브랜드 ‘라이펫’과 협업한 스마트싱스 기반의 펫 케어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강아지의 사진을 찍으면 AI가 치아 질환이나 슬개골 탈구, 백내장 등의 질환을 진단해 줬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도 스마트싱스에 카메라와 집안의 각종 기기를 연동하면 반려동물의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내용을 AI가 요약해 ‘나우 브리프’로 전달해줬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빅테크의 군사작전 활용](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6/128/20260106517334.jpg
)
![[데스크의 눈] 환율 반성문부터 다시 써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6/128/20260106517325.jpg
)
![[오늘의 시선] 마두로 축출을 통해 본 美 국가안보전략](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6/128/20260106517318.jpg
)
![[안보윤의어느날] 다정의 역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6/128/2026010651730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