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각 공조 경계하는 中
한국과 우호관계 중요성 커져
남·북대화에 공들이는 李대통령
북·중·러 ‘연결고리’ 공략 필요
북핵 등 당장 中변화 기대 어려워
韓, 미·중 패권경쟁 ‘중재자’ 돼야
한국과 중국이 새해 첫 외교 행보로 5일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한 것은 양국이 서로의 필요성에 공감한 결과로 분석된다. 당장 한반도 정세나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할 만한 중국의 개입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지금은 향후 30년을 보고 한·중 관계 개선의 초석을 다질 때라는 평가다. 중·일 갈등이나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압박을 느낄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1일 경주에서의 회담에 이어 약 두 달 만이다. 한·중 정상이 짧은 간격을 두고 상호 국빈방문을 한 것은 유례가 없다. 이는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 원년을 선언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구상, 중·일 갈등 상황 속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 중요성이 커진 중국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앞서 첫 번째 정상회담에서는 큰 틀에서 한·중 관계를 복원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구체적인 논의 결과를 도출하기보다는 화기애애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윤석열정부에서 멀어졌던 양국 간의 거리를 좁히고 우호 정서를 회복하는 데 힘썼다. 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일 진행한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키로 한 경주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중 양국이 직면한 민생과 평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경제협력, 공급망 관리, 문화 부문에서 한한령 해제 등을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논의 의제로 봤다. 정치·안보 문제는 아직 직접적으로 다뤄질 만큼 외부 조건이나 구조가 무르익은 상태는 아니라고 분석된다.
이문기 세종대 교수(국제학부)는 “북한 문제 관련해 중국이 원칙적인 수준의 한반도 평화, 남북 교류 필요성에 합의할 수 있지만 돌파구가 될 만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우리 정부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필두로 강력하게 북한과 채널을 만들려고 하는데 무거운 안보 이슈보다는 경제 협력이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통일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방안 중 하나는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북한 관광객이 중국으로 왔다가 바로 한국으로 올 수 있는 ‘남·북·중 3국 관광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중국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수하는 북한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으로,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북한은 러시아와 빠르게 밀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북 관계 진전을 원하는 한국에 중국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에 무력 개입한 미국의 대중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중국과 관계를 관리하려는 한국의 노력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역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반중 정서 등을 의식하며 거친 전랑외교 방식을 완화하고, 이미지 관리를 하는 추세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이 교수는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이 대외적으로 센 톤을 좀 줄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친미 국가들에 대해 가능한 대로 맞춤형 포용을 하려는 기조를 드러내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해 한국은 외교적으로 중립적이면서도 갈등을 화합할 수 있는 중재자로 자리매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일 갈등 국면 등의 경우 “한국이 한·중·일 3국의 협력을 유도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어느 한 국가에 연대하는 인상을 주는 모양새는 취하지 않는 게 좋다”며 “공동 협력 의제를 끌어내서 악화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우리한테도 이익이 되고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견국이자 미·중 사이에 낀 국가로서 한국은 냉전 구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당면한 외교적 위기를 헤쳐나가기 힘들다고 평가된다. 미국의 동맹으로서 중국 견제 역할을 요구받는 가운데에도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현실주의적 실용외교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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