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30여년이 지났다. 1995년 6월27일 처음으로 실시된 이후 지난 30년간 8차례의 선거를 통해 지역 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을 선출했고, 2010년 5회 때부터는 교육감 선거도 함께 시행되었다. 지역민이 선출한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은 중앙정부가 임명한 많은 관료가 서울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다 자리를 떠나는 것과는 다르게 지역 특성을 살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성과도 냈다. 중앙정부의 관점이 아닌 지역과 주민 중심 행정의 결과일 것이다.
내 고향도 마찬가지다. 자치제 이후 둘레길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의 일원답게 여러 곳에 길이 만들어져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신라 성덕왕 때 절세미인 수로부인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남편 순정공을 따라 지나쳤을(‘헌화가’) 심곡항과 드라마 ‘모래시계’가 탄생시킨 정동진 사이에 놓인 ‘바다부채길’도 그렇다. 바다, 산, 나무, 기암괴석, 바람, 파도, 포말, 수평선, 하늘의 수려한 풍광이 부채길을 걷는 방문객과 어우러진다. 경포호 근처의 오랫동안 버림받은 곳이 습지로 개발되어 사람들이 오가고, 사라졌던 가시연꽃이 다시 피어나고, 종적을 감추었던 수달이 돌아왔다. 메가 인파가 몰리는 고향의 커피 축제처럼 전국 곳곳에서 인상적인 축제, 이벤트, 행사가 만발이다. 순천의 ‘국가 정원’ ‘순천만 습지’, 화천의 ‘얼음나라산천어축제’는 국외에서도 히트 물이 되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선거는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낮은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 60.2%와 2022년 투표율 50.9%는 대선 투표율(2017년 77.2%, 2025년 79.4%)이나 총선 투표율(2020년 66.2%, 2024년 67%)보다 매우 낮다. 1995년 제1회 선거(68.4%), 2018년 제7회 선거(60.2%)만 60% 선을 넘겼을 뿐이다. 나머지 선거는 2014년(56.8%)을 제외하고 모두 55%를 넘지 못했다.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낮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주민의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 만큼 지방자치가 힘을 얻을 수 있으므로 혁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지방자치를 여의도 정치의 부속물로 여기는 관행에서 탈피하여 지역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공약 어젠다가 정당의 영향을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후보자의 ‘실력’을 판단할 수 있는 ‘후보자 간 직접 토론’ 의무를 지금의 1회에서 최소한 3회 이상으로 늘리는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는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공공선이다. 지역에 필요한 것은 지역이 가장 잘 안다는 것을 믿고, 잘할 수 있게 보장하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한일 해군 수색구조훈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1/128/20260601500062.jpg
)
![[특파원리포트] AI 비판적 견해 강화하는 美 민주당](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0/128/20260510510311.jpg
)
![[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지방자치제의 명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4/27/128/20250427510612.jpg
)
![[구정우칼럼] ‘공정한 임금’이라는 착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6/128/20260426510480.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