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러셀 크로우가 촬영 당시 제작진이 제안한 베드신을 끝까지 반대한 사실이 전해졌다.
크로우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타오르미나 영화제에 참석해 ‘글래디에이터’의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2000년 개봉한 ‘글래디에이터’에서 그는 가족을 잃은 뒤 복수를 위해 검투사로 변신해 싸우는 로마 장군 막시무스 역을 맡았다.
크로우는 “당시 스튜디오와 제작진은 막시무스와 여성 캐릭터 사이에 성적인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초 제작진은 극 중 막시무스와 로마제국 황녀 루실라(코니 닐슨 분) 사이에 보다 직접적인 로맨스 장면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크로우는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는 아내와 아들을 잃은 한 남자가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라며 “그 여정 중간에 갑자기 누군가와 잠자리를 갖는 장면이 들어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 장면은 캐릭터의 여정을 망가뜨린다”고 설명했다.
크로우는 당시 상당한 압박이 있었지만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계속 반대했고 끝까지 내 의견을 지켰다”며 “결국 (리들리 스콧) 감독도 그 판단이 맞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는 베드신 없이도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글래디에이터’는 개봉 당시 전 세계에서 4억6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아카데미 5관왕에 올랐다.
크로우는 영화의 성공 비결로 ‘도덕적 중심축(moral core)’을 꼽았다. 그는 막시무스가 가족에 대한 사랑과 복수심이라는 분명한 동기를 끝까지 유지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크로우는 지난해 개봉한 후속작 ‘글래디에이터 2’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원작을 특별하게 만들었던 핵심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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