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특사 파견·현지 대사관 유지
전쟁 중에도 외교채널 가동해와
“이란과 외교적 신뢰 쌓아” 분석
과거 韓기업 진출 네트워크 남아
시장 재개방 땐 진출 여건 유리
“제재 완화 대비 시나리오 필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한 가운데, 향후 구체적인 종전 협상 과정에서 최대 3000억달러(약 453조원) 규모의 대이란 재건기금 조성이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전쟁 국면에서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 드물게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해온 만큼, 향후 제재 완화와 경제협력 재개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최대 3000억달러 규모의 대이란 재건 계획을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 예산이 아닌 민간 자본 중심의 투자기금 조성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한국, 일본, 유럽, 미국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향후 이란 시장이 다시 개방될 경우 어느 국가가 먼저 진출 기반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이란은 외교적 신뢰도에 따라 시장 접근성을 차등적으로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핵협상이 타결돼 시장이 재개방될 경우 외교적으로 우호적인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전쟁 중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며 관계 관리에 신경을 썼던 점은 향후 이란 재건 참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주요국 가운데 드물게 외교부 장관 특사를 이란에 파견했으며, 전쟁 기간에도 주이란대사관을 유지하며 교민 보호는 물론 양국 정부 간 소통 창구 역할을 지속해왔다.
이는 향후 제재 완화 국면에서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외교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핵합의(JCPOA) 체결 이후 적극적으로 이란 시장에 진출했던 국가 가운데 하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연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대림산업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사업을 수주하는 등 이란 에너지·플랜트 시장에 진출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가전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그러나 2019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복원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란중앙은행이 미 재무부 제재 대상에 포함되자 원화결제 체계가 중단됐고, 이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은 대거 철수했다.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도 사실상 중단됐다.
그럼에도 민간 차원의 기반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철수한 이후에도 현지에서는 과거 협력사였던 삼일렉트로닉스와 골드이란이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판매해왔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 기업들의 재진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과거 구축된 유통망과 서비스 인프라, 소비자 인지도는 상당 부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대이란 제재가 완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기존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 정부와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당장 투자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과거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작업이라고 조언한다. 현지 파트너와 유통망, 정부 채널 등을 점검하고 향후 제재 완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혁 교수는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의 최종 타결만을 기다리기보다 지금부터 정부와 기업이 재진입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며 “전쟁 기간 한국이 이란과의 관계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해온 만큼, 향후 인구 9300만명의 이란 시장에 재진출하는 데 과거보다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서는 향후 미국·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한국이 인프라 재건 사업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은 2015년 JCPOA 체결 이후 에너지·정유·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대이란 투자와 인프라 사업이 재개될 경우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 역시 향후 이란 재건 사업은 물론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중동 지역 국가들의 복구 및 개발 사업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검토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교권보호국’](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6/128/20260616517923.jpg
)
![[데스크의 눈]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와 ‘우리 애는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4/128/20260224518389.jpg
)
![[오늘의시선] 이란전쟁 이후 불확실성에 대비하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6/128/20260616517857.jpg
)
![[안보윤의어느날] 사랑이 하는 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6/128/20260616517896.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