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던 두 감독이 흥행 배턴 터치로 연이어 극장가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호프'는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2007년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 '추격자'로 단숨에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나홍진 감독은 '황해'(2010)와 '곡성'(2016)으로 박찬욱, 봉준호의 뒤를 잇는 차세대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그가 연출한 장편 상업 영화는 '호프'를 포함해 단 네 편인데, 네 편이 모두 칸 영화제 공식 부문에 초청받은 점이 특별하다.
나홍진 감독은 그간 장르 영화의 범주 안에서 관객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추격자'와 '황해'가 범죄 스릴러물이었다면, '곡성'은 오컬트, '호프'는 SF다. 네 영화는 각기 다른 장르지만 인간의 악과 본성을 다루는 의미심장한 주제의식과 실험적 요소들이 나홍진 감독을 작가주의 감독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홍진 감독의 작품들은 226만명을 동원한 '황해'를 제외하면 상업적으로도 준수한 성적을 냈는데, '추격자'가 약 504만명, '곡성'이 687만명을 동원한 바 있다.
이번 영화 '호프'에 대해서도 영화계와 관객이 보내는 기대감은 큰 편이다. 앞서 '호프'는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량 37만장을 돌파, 올해 최고의 사전 예매량의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영화 개봉 첫날인 지난 15일에 33만 3918명을 동원, 올해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호프'의 개봉 전 다수의 올해 최고 기록을 낸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군체'였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리는 영화. 지난 21일 개봉한 '군체'는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호프' 이전까지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100만을 돌파했다. 17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593만 6331명이다.
제7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받은 '군체'는 '소처럼 일하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연상호 감독은 '군체'로 무려 네 번째로 칸에 초청을 받았다. '돼지의 왕'(2012)으로 감독주간에, 영화 '부산행'(2016)으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영화제가 열리지 않은 2020년에도 '반도'로 '칸 2020 라벨'에 선정됐던 연상호 감독은 나홍진 감독처럼 역시 10년 만에 '군체'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들로 '연니버스'라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영화뿐 아니라 작가 및 연출로 참여한 OTT 시리즈와 드라마를 아우르는 '연니버스'는 점점 더 그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도호 스튜디오와 손잡고 만든 넷플릭스 시리즈 '가스인간'이 지난 2일 공개된 이후 일본 넷플릭스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 감독에 비해 작품수가 많은 만큼, 연 감독의 작품은 흥행 성적에서는 편차가 있는 편이다. '부산행'은 1157만명을 동원하며 천만 동원의 신화를 썼지만, 직접 연출한 두 번째 실사 영화 '염력'(2018)은 누적 관객수 99만 명에 그친 바 있다. 지난해 9월 약 2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저예산 영화 '얼굴'이 107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뒀고, 올해 개봉한 '군체'는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누적 600만 명에 육박하는 누적 관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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