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경찰은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분묘발굴’ 아닌 ‘기물파손’ 주장 기각
과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유명 한복디자이너 고 이영희씨 묘지를 훼손한 5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씨는 배우 전지현의 시외조모로도 알려져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이달 14일 분묘발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50대 여성 강모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판결했다. 강씨는 판결에 불복해 16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강씨는 지난해 11월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이씨 봉분 등 분묘 2기 잔디를 파헤쳐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강씨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보고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조치를 했다.
재판 과정에서 강씨는 사실관계 자체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과거 이씨 밑에서 일하며 겪은 부당한 대우로 인해 우발적으로 벌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첫 공판에서 “고인으로부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등을 맞으며 ‘미친년’, ‘도둑년’이라는 폭언을 듣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심하게 당했다”며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어 묘지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행위가 ‘분묘발굴’이 아닌 단순 ‘기물파손’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그는 “손과 어깨를 다쳐 힘이 없는 상태에서 필통에 가지고 다니던 문구용 가위와 바느질용 송곳으로 덮여 있는 잔디만 잘라서 뽑았을 뿐, 흙을 파헤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기물을 파손하면 그 가족들에게 연락이 갈 줄 알았다”고 했다.
강씨는 최후진술에서 “법 없이 살았다”며 “빨간 줄이 가지 않게 해달라”며 선처를 구했다. 강씨 변호인 역시 “처음에는 맨손으로 잔디를 파내려다 우발적으로 도구를 사용한 것이며, 훼손 정도가 크지 않다”며 “정신질환을 이유로 한 건강상 어려움이 있고 초범임을 감안해 관대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했다.
법원은 강씨의 ‘분묘발굴이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판사는 “분묘발굴죄는 분묘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분묘의 일부를 제거하는 경우에도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고인의 관계, 분묘의 형상과 훼손 상태, 고인이 생전에 사회에 미친 영향력,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비롯해 피고인이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판사는 “범행이 분묘 일부를 제거하는 데 그쳤고, 유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사건 당시 망상 질환 등 정신병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국민소득 4만달러 벽](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9/128/20260719514052.jpg
)
![[특파원리포트] 침묵 강요받는 中 55개 소수민족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9/128/20260719514044.jpg
)
![[김정식칼럼] 경상수지 흑자와 3低 호황의 교훈](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9/128/20260719514028.jpg
)
![[심호섭의전쟁이야기] 미국 건국과 독립전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9/128/2026071951401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