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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혈세 먹는 지방 공공시설… 경영 합리화로 흑자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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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42개 시설서 5009억 적자
민선 9기도 ‘치적 쌓기’ 공약 남발
수요예측·사업성 여부 검증하길

세계일보 취재 결과 작년 전국 68개 지방자치단체(11개 시·도, 57개 시·군·구)가 문화·복지·체육 등 242개 공공시설을 운영한 결과 5009억원 적자를 봤다. 흑자를 본 공공시설은 7.9%인 19개에 그쳤다. 자치단체장이 운영·관리방안은 제대로 고민하지 않은 채 임기 내 시설 건립에만 치중했던 게 연 5000억원이 넘는 ‘적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전북도가 2023년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계기로 국비 등 419억원을 들여 지상 3층 규모로 세운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이듬해 준공 이래 여태껏 이용객도, 수익도 ‘0’이다. 최대 18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대강당 등을 갖췄지만, 운영 주체를 못 구해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해마다 유지·관리엔 2억7000만원가량이 꼬박꼬박 드니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예술의전당은 지난해 입장료를 비롯한 수입이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가 채 안 된다. 수익 창출보다 주민의 문화 향유권 보장이란 공익이 우선시되는 만큼 입장료 등을 높게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연간 수백억 원씩 적자로 운영이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구육상진흥센터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기념해 2013년 725억원을 들여 지은 국내 첫 실내 육상 경기장이다. 그러나 규격 미달로 국제 공인을 못 받아 시설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 지금은 배드민턴 동호인이 쓰는데, 만성 적자 신세다. 이들 시설과 달리 강원 철원군이 운영하는 철원종합문화복지센터는 대관 위주의 운영방식을 전환해 2024년 8억200만원 적자에서 작년 1억59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프로그램을 다각화하고 유휴공간을 활용해 이용객 유입 및 수익원을 확대한 결과인데, ‘공공시설 적자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다른 지자체들은 벤치마킹하길 바란다. 경영 합리화 등 자구노력을 통해 흑자 운영의 기초부터 다져야 할 것이다.

이달 들어 임기를 시작한 민선 9기 지자체장은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 없이 돔구장이나 아레나 등 1조원 넘는 대형 공공시설 건립 공약을 남발했다. 지방의회가 법적·제도적 제어장치를 가동해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를 막아서고, 정교한 수요예측과 사업성 검토가 있었는지도 검증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도 주민 만족도 등 실태를 평가해 정리할 건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인근 지자체와 유사시설을 통폐합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식으로 이용률을 높일 대안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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