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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고액 성과급, 손볼 상황 아냐… 긍정적 영향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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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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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제주포럼서 간담회

“2027년 반도체 수요 최소 50% 증가
모든 곳에서 엄청난 로비와 요청 받아”

“美 등 해외 생산기지 확충 검토
공급 늘려 메모리칩 가격 낮춰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내년에 반도체 수요가 올해보다 최소 50~60%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아비규환이라는 말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곳에서 엄청난 로비와 압력,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올해보다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AI 분야만 놓고 봐도 올해보다 내년에 쓰겠다는 요청이 최소 60~100%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AI 분야에서 사용하는 반도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만큼 AI 수요가 100% 늘면 전체 반도체 수요도 최소 50~60%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 회장은 “고객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도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 차원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려고 한다”며 “지금은 반도체 기업들이 공급 요청과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우리 정부도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고액 성과급 결정 이후 다른 기업 노조에서도 성과급 확대 요구가 잇따르며 재계 전반으로 논란이 번진 것에 대해선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이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는다. (고액 성과급이)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과급 제도를 만들 당시 누구도 회사가 이 정도로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면 제도를 손봐야 하지만, 지금 그런 상황인지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을 둘러싼 관치 논란과 관련해선 “용인 이후의 생산기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전기와 용수, 인재, 부지 등의 조건을 갖출 수 있는 곳으로 정부가 호남을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저희도 그 필요성에 공감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 주면 그곳에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 저희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선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모형. 뉴시스
SK하이닉스가 선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모형. 뉴시스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 호남 이외에 추가 입지도 검토 중이다. 최 회장은 “전 세계 후보지를 검토해 생산시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확충하는 일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이 됐다”며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한 것을 두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계속해 온 이야기라 특별히 놀랍지는 않다”며 “통상 현안과 인프라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미국 투자도 검토하고 있고 장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최근 역대급 실적을 낸 배경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관련해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현재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AI 기업은 감당할 수 있더라도 PC와 모바일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 결국 ‘칩플레이션’과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마진율을 낮추더라도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시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눈앞의 이익을 모두 가져가려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농사를 계속 잘 지어야 그 안에서 수확이 계속 나오지 않느냐. 한꺼번에 모두 뽑아먹고 뿌릴 씨앗까지 없애버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슈퍼사이클의 조기 종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시장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반박했다.

 

메모리 반도체 다음 병목현상이 있을 분야로는 에너지와 전력장비에 이어 반도체 소재와 건설을 꼽았다. 최 회장은 “AI가 움직이면 전선과 전선 소재까지 동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지금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고 해저케이블도 모자란다. 건설도 1, 2년마다 스펙이 다 바뀌다 보니 참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000조원 규모의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한 것은 이미 고객 수요를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최소 5년에서 최장 15년의 장기계약을 토대로 자금을 조달하고, 장비·부지·전력까지 갖춰져야 실제 건설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AI데이터센터 확산을 “전기화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에 대응할 발전원 확충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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