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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아나운서 "시사투나잇 진행 때 힘들어"

입력 : 2007-11-01 11:03:00 수정 : 2007-11-01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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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시사투나잇’ 진행할 때 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간이었어요.”
KBS 김윤지(29) 아나운서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지난 2005년 조선일보 문갑식 기자가 개인 블로그에 당시 ‘시사투나잇’ 여성 진행자이던 그를 모욕하는 듯한 표현이 담긴 글을 게재, 파문이 일어난 지 2년이 좀 지났다.
김 아나운서는 1일 KBS 아나운서팀 블로그 ‘리얼 인터뷰’ 코너를 통해 ‘시사투나잇’ 진행 당시의 심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사투나잇’을 진행했어요. 솔직히 그때 개인적으로는 참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어리기도 했고 말 한 마디를 해도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이 사건은 아나운서들이 스스로의 명예를 위해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 오유경 등 KBS 여성 아나운서 35명이 나서 문 기자를 검찰에 고소하는 이례적 집단행동으로 이어진 것.
결국 문 기자는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아나운서들은 파문이 매듭지어진 뒤 “우리의 정신적 상처를 씻기엔 부족하지만, 해당 기자에게 ‘유죄’ 처분이 내려진 점에 의미를 둔다”는 성명서를 냈다.
사건과 별개로 ‘시사투나잇’ 진행은 김 아나운서에게 좋은 경험도 안겼다고. 그는 “소외된 이웃이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짧은 멘트로 끝내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며 “방송을 계기로 소외된 분들께 관심을 갖게 됐고, 말로만 하는 아나운서가 아닌 행동하는 아나운서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KBS2 ‘그랑프리쇼’(올해 4월 종영)에 한달 남짓 출연하다 중도에 하차한 이유도 들려줬다. “한마디로 무서웠어요. 이경규씨, 김종민씨 등 정말 대단한 분들이시잖아요. 그 틈에 끼어 소심하게 말도 못하고 주눅만 잔뜩 들어 있었어요.” 김 아나운서는 “맡은 역할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해 지금도 죄송한 생각뿐”이라고 당시 제작진·출연진에게 사과했다.
요즘 KBS 1FM ‘노래의 날개 위에’ DJ로 클래식 음악에 푹 빠져 있다는 그는 “아직도 내가 진행한 방송을 보면 부끄럽고, 부족하다는 게 느껴진다”며 “KBS1 ‘아침마당’을 맛깔나게 진행하는 이금희 선배 같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아나운서의 ‘리얼 인터뷰’ 전문은 KBS 아나운서팀 블로그(office.kbs.co.kr/announcer)에서 볼 수 있다. ( 사진 = KBS)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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