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 포럼’ 개막식 참석,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회의 주재, 빌 게이츠 MS 회장과의 접견과 만찬이 줄줄이 이어졌다. 전날 타계한 고(故) 박경리씨 빈소를 찾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 최대 관심사인 미국산 소고기·광우병 문제에 대해선 발언하지 않았다. 지난 2일 “광우병 실상을 정확히 알리라”고 당·정·청에 지시한 뒤 나흘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자칫 잘못했다간 성난 민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거리두기’를 하는 듯한 인상이다. 청와대 측은 그러나 “대통령이 나서 코멘트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공식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파동에 대한 정부 측 수습 조치를 총지휘하고 있으며 필요 시 언제든 직접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지난 사흘의 연휴 동안 소고기 파동과 관련한 부처와 경찰, 검찰의 보고를 수시로 받고, 지시를 내리거나 지시사항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진실이 있는 만큼 국민에게 떳떳히 설명해 나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광우병 괴담’에 이은 ‘이 대통령 독도포기 발언’ 등 인터넷상의 여론 왜곡을 비판하면서도 소고기 문제에 대한 직설적 언급을 자제하는 자세를 취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이날 ‘재협상론’을 공식 제기했지만, “청와대가 뭐라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피해 나갔다.
청와대는 최근 경제와 사회 등 민간 영역에서 정부 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해 여론 반전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허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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