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유도에서 은메달을 딴 왕기춘 선수의 미니홈피는 한 여성이 욕설과 함께 `이원희 선수가 원망한다. 4년 후에는 이 선수가 나가서 금메달을 따와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파문의 진앙지가 됐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이 여성의 미니홈피에 접속해 욕설을 하며 비난했고 상대도 이에 `왕기춘 결국엔 졌다. 약오르지?'라며 네티즌을 조롱, 양측의 막말 싸움은 3일간이나 이어졌다.
공방 과정에서 이 여성이 `명예훼손'을 `명예회손'으로 잘못 표기한 것을 두고 이 사태는 일명 `회손녀' 사건으로 비화됐으며 일부 네티즌은 `응징'이 필요하다며 이 여성의 학교, 집 주소,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찾아내 인터넷에 퍼뜨리기도 했다.
또 이 여성이 위안부 할머니와 모 연예인을 모욕했다는 증거로 지목된 글들이 미니홈피와 포털에 대거 떠돌아다니면서 선수를 응원하거나 소식이 궁금해 인터넷에 접속했던 많은 네티즌들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영 영웅으로 떠오르며 올림픽 기간에만 150만명에 가까운 네티즌을 미니홈피로 불러모았던 박태환 선수의 경우도 `악플러'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
박 선수의 미니홈피 방명록에는 다음날 있을 자유형 1천500m 경기에서의 선전을 바라는 응원 글들이 다수지만 "금메달도 못 따는 주제에 올림픽 왜 나가냐"며 네티즌을 자극하는 글도 상당수다.
또 "나랑 욕 배틀 뜰 사람 내 방명록으로 초대한다"는 등 의미없는 글들로 방명록을 도배해 다른 방문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지만 8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대표팀의 박주영, 김진규 선수 등의 미니홈피도 욕설과 함께 `부끄럽지 않느냐'는 비난 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줬다"며 "욕설로 비난하고 응원과 격려의 장이 되어야 할 선수 홈페이지를 막말공방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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