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고생끝에 이룬 코리안 드림 기뻐"
김경아·박미영 복식 수비탁구도 빛나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의 당예서, 현정화 코치, 김경아, 박미영(왼쪽부터)이 17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3, 4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따낸 뒤 관중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1, 2단식에 이어 3복식마저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확정짓자 벤치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한 선수가 대표팀 현정화 코치와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동메달을 따내 귀화선수 중 올림픽 1호 메달리스트의 영광을 안게 된 당예서(대한항공)였다.
8년 동안의 고생이 눈물이 돼 흘러내렸다. 중국 지린성 창춘 출신인 당예서는 2001년 대한항공 훈련 파트너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았고, 조국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년 만에 코리안 드림을 일군 것이다.
당예서는 경기 후 눈물을 글썽이며 “8년 동안 고생하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얻은 메달이라 기쁘다”고 말했다.
주부 선수인 당예서는 언어 장벽과 취업 비자 갱신의 어려움을 딛고 올해 초 한국 국적을 얻었고,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태극마크까지 다는 겹경사를 맞았다. 결국 첫 올림픽 출전에서 소중한 메달까지 얻었다.
한국은 이날 ‘세계 최고의 수비수’ 김경아(대한항공)가 1단식에서 ‘한국 천적’ 히라노 사카야를 3-1로 따돌리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2단식은 상대 에이스 후쿠아라 아이가 나서는 까닭에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한국에선 오른손 셰이크핸드 전형의 당예서가 나섰다.
세계 랭킹 12위 후쿠아라에 비해 랭킹 26위 당예서는 주눅들만 했지만, 테이블에 바짝 붙어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고 매섭게 공격하면서 오히려 경기를 지배했다.
이미 지난 14일 D조 예선 최종전에서 3-0으로 완파, 자신감이 있었던 당예서는 한 박자 빠른 백핸드 드라이브를 구석구석 찔러 넣어 3-1로 승리했다.
이어진 3복식 김경아·박미영(삼성생명) 조는 히라노·후쿠오카 하루나 조를 3-0으로 일축, 승부를 매듭지었다.
베이징=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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