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로맨틱 코미디 '과속 스캔들' 웬만한 개그보다 낫네

입력 : 2008-12-04 17:46:00 수정 : 2008-12-04 17:46:00

인쇄 메일 url 공유 - +

4일 개봉한 영화 ‘과속 스캔들’(연출 강형철)에는 코믹 연기의 달인 차태현이 출연한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와 ‘복면달호’ 등 작위적이지 않은 웃음을 선사하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가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실제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는 왕년의 아이돌 스타이자 인기 라디오 DJ인 남현수 역을 맡았다. 라디오 DJ의 생생한 경험과 가수 출신다운 노래 실력을 발휘해 연기가 아닌 듯한 리얼함으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차태현의 개인기를 앞세운 전형적인 원톱 코미디 영화에 그칠 것 같지만 영화는 기대 이상의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의 설정은 황당하다. 남현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의 애청자 황정남(박보영)이 자신을 그가 중 3때 ‘과속’해 낳은 딸이라고 우기면서 여섯살 된 손자 황기동(왕석현)을 데리고 나타나면서 이들의 한바탕 소동이 시작된다. 다짜고짜 찾아온 딸과 손자 때문에 일상은 물론 방송까지 접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된 현수. 급기야 딸과의 연애 스캔들까지 겹치게 된 현수의 눈물겨운 스캔들 탈출기가 펼쳐진다.

그저 그런 코미디물에 불과할 수 있던 이 영화가 2006년 흥행작 ‘미녀는 괴로워’에까지 비견되는 데는 개성 강한 캐릭터 설정과 배우들의 호연, 재기 발랄하면서도 그럴듯한 에피소드의 결합, 그리고 통통 튀는 대사와 절묘한 음악의 어우러짐에 있다. 또한 강형철 감독은 이번 영화가 그의 첫 장편영화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관록 있는 연출력을 과시한다. 알맞은 웃음 타이밍과 차츰 웃음을 증폭시키는 리듬감 등으로 슬랩스틱과 말장난에 그쳤던 기존 코미디물과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강 감독의 연출력은 배우들의 호연도 이끌어냈다. 차태현은 모든 소동의 중심에 서 있지만 박보영이나 왕석현의 뻔뻔스러운 연기에 황당해하는 조연급 역할에 만족해 오히려 한 차원 높은 웃음을 선사한다. 배우 박보영과 왕석현 역시 신인다운 에너지와 신인답지 않은 당차고 노련한 연기를 유감 없이 발휘한다.

음악도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차태현이 영화에서 부르는 ‘Because I love you’와 박보영의 ‘아마도 그건’은 모두 차태현이 선곡한 것이라 하며, 영화 곳곳에 소녀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모자이크의 ‘자유시대’와 경쾌한 드럼비트가 매력적인 외국곡 ‘Walking on sunshine’이 삽입됐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순백의 여신'
  • 박보영 '순백의 여신'
  • 장희령 '해맑은 미소'
  • 정소민 '완벽한 미모'
  • 이영애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