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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되는 盧씨, 당당함 잃고 풀죽은 모습

입력 : 2008-12-05 09:21:54 수정 : 2008-12-05 09: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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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씨 형제와 공모 터무니 없어…억울" 하소연도 “아직 인정 못 하겠습니다. 국민들에겐 죄송합니다.”

노건평씨에게 4일은 가혹한 하루였다. 오전엔 쌀쌀한 겨울비를 맞으며 법원에 출석해 1시간3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후 6시간 넘게 대검 11층 중수부 특별조사실에서 지루한 대기 시간을 보냈다. 오후 5시 좀 넘어 “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시30분쯤 두 명의 수사관이 양 옆에 바짝 붙어 감시하는 가운데 대검 입구 민원실로 내려왔다. 70명 넘는 취재진 앞에서 짧게 심경을 밝힌 뒤 승용차에 태워져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로 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비좁은 독방에서 맞는 첫날 밤이었다.

검정 코트와 보라색 넥타이 차림의 노씨는 구치소로 향하기 전 “모든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어쨌든 부분적으로 인정한 것도 있지만 전부 인정하긴 빠르다”고 말했다. “구속된 정화삼씨 형제와 처음부터 공모한 것이냐”는 물음엔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되받았다. “억울하다”는 하소연도 잊지 않았다. “(혐의를) 전부 인정하긴 빠르다”는 말이 앞으로 수사를 더 받아가며 차츰 인정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항변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

노씨의 ‘몰락’은 영장실질심사 때부터 예고됐다. 지난 1일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할 때만 해도 당당했던 그가 갑자기 풀이 죽은 듯 굳은 표정이었다. 심사 내내 “예”와 “아니요”만으로 답변하던 그는 검사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면 당황한 듯 한동안 머뭇거린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됐다고 조사가 끝나는 게 아니다. 그는 당분간 매일 구치소와 대검 중수부를 오가며 ‘출퇴근’ 조사를 받아야 한다. 노씨가 수용될 3.5㎡(1.07평) 넓이의 독거 거실엔 소형 TV와 수세식 화장실, 세면대, 식탁 겸 책상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치소에선 침대 대신 매트리스와 담요 4∼5장이 지급된다.

김태훈·김정필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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