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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정씨형제 등돌린 계기는 결국 `돈'

입력 : 2008-12-05 15:36:58 수정 : 2008-12-05 15: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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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용씨 "노씨의 돈 달라는 독촉에 도망 다녀"
노씨, 자택 근처 텃밭 자재창고서 현금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정화삼ㆍ광용 형제가 등을 돌린 계기는 결국 `돈 문제'였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5일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정씨 형제의 소개로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을 만나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승낙했으며 홍 사장으로부터 "성사되면 20억원 이상 사례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것이다.

노씨는 이에 따라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직접 만나는 등의 방법으로 세종증권 인수를 부탁했으며 2006년 1월 계약이 성사된 뒤 2월27일 홍 사장 명의로 29억6천300만원이 든 통장과 도장을 정씨 형제로 하여금 받게 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노씨가 통장을 직접 받은 것은 아니지만 로비의 `주역'이었던 만큼 이 돈의 실제 주인이고, `현직 대통령의 형'이라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정씨 형제에게 돈 관리를 맡겼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앞서 2005년 3월 홍 사장에게서 착수금조로 받은 5억원 중 1억원을 노씨와 함께 정원토건을 세운 이모씨(올해 5월 사망)를 통해 노씨에게 전달했고 2006년 2월에는 통장째 받은 30억원을 차명계좌로 쪼개 세탁한 뒤 같은 해 4월 광용씨가 직접 현금 2억원과 1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노씨에게 넘겼다고 밝혔다.

노씨는 이때 봉하마을 저수지 옆 자신의 텃밭 자재창고에서 광용씨를 은밀히 만나 현금이 든 박스를 건네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노씨가 이 돈을 주식 차명거래나 부동산 투자에 썼는지 추적 중이다.

정씨 형제는 이어 나머지 돈을 경남 김해 오락실 운영에 10억5천만원, 부산 오락실에 수억원을 투자하고 3억∼4억원을 개인적으로 썼으며 수억원을 제3자 명의 펀드에 가입하는 등 모두 써 차명계좌에 남은 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오락실 운영은 광용씨가 맡았는데 하루 순이익이 2천만원을 넘길 때도 있었지만 당시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경찰 단속이 심해 수십 차례나 적발되는 바람에 게임기를 수차례 통째로 압수당하면서 자금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기 값이 1대 당 500만원 정도여서 100대를 갖추려면 5억원이 드는데 업계 사정상 현금으로만 게임기를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광용씨는 "노씨로부터 `내 돈을 내놔라'는 독촉을 수차례 받아 도망을 다니기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고향 선ㆍ후배로 수십년간 친분을 쌓아온 노씨와 정씨 형제는 돈 문제로 갈라섰고 노씨의 혐의에 대한 정씨 형제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진술로 3명 모두 검찰에 구속되는 신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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