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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 구속 이후…횡령·탈세혐의 규명 주력

입력 : 2008-12-05 21:55:24 수정 : 2008-12-05 21: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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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씨를 구속한 검찰이 숨 돌릴 새도 없이 여죄 추궁에 나섰다. 수사 결과에 따라선 혐의가 줄줄이 추가될 전망이다. 노씨가 공범인 정화삼씨 형제(구속)와 30억원의 ‘분배’를 놓고 갈등을 벌인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형과 고교 동기가 돈에 눈이 멀어 서로 다투다 함께 ‘철창’ 신세를 지는 촌극이 빚어진 셈이다.

◆노씨 추가 혐의는 횡령·탈세?=검찰은 노씨 주변 자금추적에서 노씨가 경영하는 정원토건이 2003년 12월 태광실업 계열사 정산개발에서 수주한 정산골프장 진입로 공사 대금의 일부가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옛 패스21) 주식 매입에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 회사 대주주는 바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2004년 3월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때 자신과 가족 등 명의로 24억여원을 투자했다. 노씨도 같은 시기 친구 강모씨 등 3명 명의로 주식을 샀다. 노씨가 주식 매입에 쓴 자금이 회사 돈이라면 횡령 혐의가 추가된다. 차명 주식거래로 세금을 피하려 했다면 탈세 혐의를 피해 가지 못한다.

검찰은 박 회장 측이 이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노씨에게 ‘귀띔’해 줬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만약 노씨의 주식 매입대금이 박 회장에게서 나왔다면 이는 노씨의 금품수수액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노씨의 범죄 수익은 정씨 형제와 공모해 세종캐피탈에서 받은 약 30억원이다. 실제로 손에 쥔 돈은 자금세탁 후 사과상자에 담겨 전달된 현금 4억원이 전부인데, 이는 언제든 늘어날 수 있다.

◆“노씨 추적 피해 도망까지 다녀”=홍기옥(구속) 세종캐피탈 사장에게서 30억원을 노씨와 함께 받은 정씨는 동생 광용씨의 헤픈 ‘씀씀이’를 못 믿고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씨 몫’을 끝까지 챙겨 두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성인오락실에 1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자된 것은 순전히 광용씨 주장 때문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동생이 성인오락실에 ‘올인’하자 노씨 몫 보전을 위해 상가 건물에 5억원의 근저당까지 설정했다. 홍 사장 역시 광용씨가 돈을 성인오락실 등에 마구 써대자 정씨와 함께 노씨 몫 보전에 합의했다는 후문이다.

정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펀드상품 투자에도 직접 나섰다. 그냥 두면 동생이 다 써버려 원금까지 다 날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을 불리기는커녕 주가 폭락 탓에 투자했던 수억원의 대부분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광용씨는 형에게 “오락실 수익금으로 노씨 몫을 주면 된다”며 성인오락실 운영에 매달렸지만 수차례 단속으로 오락실 기기를 압수당하면서 기기 재구입비로 오히려 수억원이 더 들어갔다. 하루 평균 2000만∼2500만원의 순이익이 날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큰 재미는 못 봤다. 검찰 관계자는 “광용씨가 ‘내 몫을 어서 내놓으라’고 추궁하는 노씨를 피해 도망까지 다녔다”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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