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美대화 앞두고 소기의 목적은 달성”
軍 “北 특이동향 없어… 당장 공격은 어려울 것” 10일 서해 교전 이후 북한군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북한은 12일 노동당과 내각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민주조선을 통해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보복 도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군은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교전 이후 북한군도 서해함대사령부를 중심으로 북방한계선(NLL) 주변 군사기지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군이 어떤 형식으로든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 경비정이 이번 교전에서 거의 반파된 채 퇴각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한 ‘또다른 도발’을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 사태를 남측의 계획적인 도발로 전가하는 것도 이러한 보복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도발 시기는 북한이 국내상황과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동향을 종합 검토해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군사전문가들은 연내 북미대화가 예정된 가운데 북한이 단시간 내에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미 서해상에서 국지전을 감행해 북미대화를 목전에 두고 얻을 수 있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거론한 노동신문의 논평은 오히려 무르익는 북미 간 대화무드를 남측이 방해하고 있음을 대외에 알리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일 수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한국군이 아무리 북미대화를 방해해도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교전의 책임을 남측에 돌려 타격을 입히려는 의도”라며 “이런 이유로 북한이 당장 추가도발 등으로 보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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