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환경도 살리고 효율도 높이고…‘녹색 전철’ 전국 구석구석 누빈다

‘국가 철도망 전철화’ 최종 보고서

디젤 열차에 비해 CO₂ 배출량 절반으로 ‘뚝’

열차당 수송량 늘고 운행시간·연료비 줄어

고속철 연계땐 전국 주요도시 2∼3시간내로

전국 철도망 전철화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 소모가 많은 기존의 디젤열차 노선을 전철로 개량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하고 철도사업의 비용 절감을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즉 환경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자는 포석이 깔려 있다. 정부는 전철화사업이 마무리되면 경부·호남고속철도와 연계해 전국 주요 도시를 2∼3시간 이내 접근할 수 있고 국가 물류비도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도사업 ‘두 마리 토끼’ 잡기=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공사는 ‘국가철도망 전철화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최종보고서에서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교통부문 녹색성장의 구현을 위해 저탄소·에너지 절감형의 지속가능한 교통물류정책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사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선 지구온난화가 세계 현안으로 등장한 시점에서 전철이 기존의 디젤기관차에 비해 매우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인 점을 부각시켰다. 전기기관차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디젤기관차의 절반 수준(56%)이고 납, 아연 등 철도시설 주변의 중금속 오염 우려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₂ 배출량 세계 9위, CO₂ 배출량 증가 속도 세계 최고 수준이란 오명을 벗고 향후 기후변화협약에 적극 대처하려면 전철화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철화는 경제성 면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전기기관차는 디젤보다 열차당 수송량을 크게 늘릴 수 있고 무게도 가벼워 궤도 및 노반시설물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운행시간이 단축되고 무엇보다 에너지 사용비용이 크게 감소한다. 1㎞당 연료비를 계산해보면 전기기관차는 디젤기관차의 49%밖에 들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디젤차량의 연료로 사용되는 경유값이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연료비 격차는 더 벌어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상당수 유럽 국가에선 이미 간선철도망의 전철화를 거의 완료한 상태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전철화율이 54%에 머문 반면 스위스 100%, 스웨덴 79%, 이탈리아 70%, 일본 61%로 대부분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전국 전철연계망 구축=한국교통연구원은 전철화 대상 노선을 분석하면서 경제성과 함께 지역균형발전 등 정책적 사항도 고려했다. 경제성만을 평가기준으로 할 때 지역 간 불균형 상태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철도 노선과의 연계성 등 철도 네트워크 효과를 적용해 종합점수를 매겼다. 이를 토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2019년까지 추진할 19개 노선을 선정하고, 나머지 23개 노선은 중장기 사업으로 미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순위 1위에 오른 대야∼신창 노선은 단선인 기존 디젤노선 122.7㎞를 복선 전철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노선은 현재 전철화사업이 진행 중인 대야∼익산 노선과의 연계 효과 등으로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광명∼판교 21.0㎞는 수도권 동남부와 경부고속철도 연계 철도망 구축을 위해 새로 복선 전철이 설치될 전망이다. 동해∼강릉 45.1㎞는 대륙철도 연계를 위해 기존의 단선 전철이 복선으로 확충된다.

보고서는 철도망의 전철화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점을 고려해 신규 사업은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안정적인 재원 조달을 위해 항만시설 사용료,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등 교통시설 이용료를 현실화하고 미국 등에서처럼 차량중량세 또는 타이어세 등 도로시설 손상에 대한 세금을 신설할 것을 조언했다.

배연국 선임기자

■전철화 추가 검토 대상
우선 순위	사업구간	노선명	사업내용			길이 (㎞)
			현행		계획
1	도계∼동해	영동선	단선전철	복선전철화		34.1
2	순천∼보성	경전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46.6
3	광주∼대구	광주∼대구	―	단선전철 신설		200.7
4	영천∼안강	영천∼안강	단선디젤	단선전철화		29.8
5	송정리∼보성	경전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50.8
6	동백산∼도계	영동선	단선전철	복선전철화		19.6
7	영주∼백산	영동선	단선전철	복선전철화		69.9
8	경주∼영천	중앙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22.5
9	보령∼조치원	보령∼조치원	―	복선전철 신설		88.6
10	동안∼신탄리	경원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36.5
11	김천∼전주	김천∼전주	―	단선전철 신설		97.4
12	천안∼괴산∼ 문산	천안∼괴산∼ 문산	―	단선전철 신설		100.1
13	점촌∼영주	경북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50.3
14	김천∼점촌	경북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55.5
15	능곡∼의정부	교외선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30.1
16	횡계∼구절리	횡계∼구절리	―	단선전철 신설		42.0
17	의정부∼철원	의정부∼철원	단선디젤	복선전철화		54.2
18	도농∼신갈	도농∼신갈	―	복선전철 신설		59.0
19	인주∼안흥	서해산업선	―	단선전철 신설		78.0
20	춘천∼원주	춘천∼원주	―	단선전철 신설		53.5
21	춘천∼철원	춘천∼철원	―	단선전철 신설		69.3
22	삼릉∼소래	삼릉∼소래	―	복선전철 신설		28.0
23	의정부∼도농	수도권 외부순환	―	복선전철 신설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