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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한 선원들 안도의 눈빛에… 심장이 뜨거워졌다”

관련이슈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

입력 : 2011-01-25 10:10:38 수정 : 2011-01-25 10: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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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장병들의 생생한 작전 수기 공개 “총탄이 빗발치는 교전 속에 선교를 장악한 후 조타실 옆에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을 향해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입니다. 한국 사람은 고개를 들어 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선원들이 고개를 들어 안도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심장 주변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 작전에 참여한 청해부대 장병들의 작전 수기가 24일 공개됐다. 해군은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삼호주얼리호에 진입한 특수전요원(UDT/SEAL)들뿐만 아니라 링스헬기 조종사, 저격수 등 장병들의 수기를 공개했다. 작전에 참여하기 직전 공포와 설렘, 작전 진행 과정에서의 급박한 현장 대처 상황 등이 소개됐다.

◆“시작이다. 실탄을 장전하라”

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김모 대위는 작전 돌입 직전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1월21일 새벽 3시에 눈을 떴다. 한국에 남은 가족 생각 등으로 밤새 침실에서 뒤척이다 잠을 설쳤다. 부상당한 검문검색팀 대장의 피탄 고글을 직접 착용했다. 링스헬기가 출격하는 소리가 들리고 최영함에서 함포 사격이 시작됐다. 가장 긴장된 몇 초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실탄을 장전하라’고 대원들에게 지시했다. 헬기가 뜨고 방음 헤드셋도 착용했는데, 팀원들의 탄약 장전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나도 죽을 수 있다. 명예롭게 죽고 싶다”

김 대위는 “고속단정에 올라타고 어둠 속에서 삼호주얼리호로 접근했다. 사흘 전 1차 작전 때 해적의 대응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동료들의 모습들이 겹치며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검은 두건을 추켜올리고, 눈에 힘을 주었다”고 밝혔다. 공격팀 김 중사는 “삼호주얼리호 선미에 도착해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가 경계 구역에 서자, 등쪽으로 동료들이 하나, 둘 붙는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 나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고 회상했다.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으리라”

특수전 요원 저격수 박모 중사는 동료들이 삼호주얼리호에 진입해 제압작전을 펼치는 동안 최영함의 가장 높은 마스트 위에서 몸을 숨긴 채 해적들의 움직임을 은밀히 살피고 있었다. 박 중사는 원거리에서 해적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저격수다. 이때 해적 중 한 명이 휴대용 로켓(RPG-7)을 최영함 쪽으로 겨냥하는 것을 확인하고 박 중사는 침착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했다.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그 순간이 정말 긴박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특수전요원(UDT/SEAL)들이 지난 21일 삼호주얼리호 피랍 선원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최영함 갑판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한 명도 소말리아로 돌아가지 못한다”


항공대장 강태열 소령은 3000시간 비행의 베테랑 헬기 조종사다. 강 소령은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된 1월15일부터 ‘아덴만 여명’ 작전이 끝날 때까지 6일간 내내 작전의 최선봉에 서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그동안 삼호주얼리호 식별, 해적모선 의심선박 차단, 검문검색 시 공중엄호, 부상한 전우 후송 등으로 여념이 없었다. “6일간의 비행은 과거 어떤 때보다 긴장된 순간이었다”면서 “부족한 수면에도 불구하고 최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최영함의 숨은 영웅들

의무병인 우성윤 상병은 “복부 총상을 입은 환자(석해균 선장)의 혈색이 너무 창백했지만 의식도 있고 1차 응급 처치로 지혈을 해 혈압, 맥박 등이 모두 정상이었다”며 “의무실로 이송한 후 수액 주입 및 상처 부위 응급처치를 하고 미 해군 헬기에 태워 보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최영함의 병기담당 신명기 중사는 “지난 21일 새벽 전투요원 사격 명령이 떨어지자 내가 맡은 선교 구역을 향해 평소 훈련한 대로 M-60 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겨 엄호 및 지원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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