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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머리 무용가 안은미 '할머니 춤' 무대 올린다

입력 : 2011-02-01 13:43:08 수정 : 2011-02-01 13: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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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공연

◇무용가 안은미씨가 기록한 ‘춤추는 할머니’들.
◇무용가 안은미씨
 “‘관광버스춤’이라고 불리는 우리 어머니 세대의 일상적인 춤을 기록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그분들은 1900년대 조선왕조부터 일제시대, 6·25전쟁, 근대화와 최신 테크놀로지 시대까지, 다시는 겪기 힘든 역사의 파란을 겪은 사람들이잖아요. 그 어려운 역사 안에 있었던 분들의 몸을, 20세기의 몸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평범한 할머니들의 일상적인 춤을 기록하는 ‘춤추는 할머니(Dancing Grandma)’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빡빡머리 괴짜 무용수 안은미(49)씨가 오는 18~2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공연한다.

 지난해 10월부터 4명의 무용수와 3대의 카메라를 들고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를 돌며 할머니 220여명의 춤을 기록한 안씨는 이번 무대에 경북 영주에서 만난 할머니 23명과 전북 익산에서 만난 할머니·할아버지 부부를 초청해 자신이 이끄는 무용단과 함께 무대 위에서 정식 공연을 펼친다.

 “우리 조상들의 일상적인 노래나 생활 등에 대한 역사를 채집한 것은 많은데, 왜 몸이나 춤을 기록한 것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전통문화뿐 아니라 남아있는 모든 기록은 중요하니까요.”

 때론 뜨내기 약장수로 오해를 받으면서도 먼저 춤 시범을 보이며 평생 한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분들의 소박한 리듬과 몸짓을 기록한 안씨는 “제가 만난 할머니들은 생각보다 건강하시고 또 좋은 에너지를 정말 많이 갖고 계셨다”면서 “점점 고령화하는 사회에서 이분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사회에 다시 베풀 수 있는 에너지나 노동력을 재인식하는 과정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고 말했다.

 춤을 추고 나면 할머니들 얼굴이 확 달라지고, 맺혔던 뭔가 치유 되는 것도 함께 느꼈다는 안씨는 앞으로도 이 기록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춤추는 할머니’ 프로젝트는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계속 다니면서 아카이브처럼 기록으로 남길 겁니다. 춤의 좋은 자료가 될 것 같고 저 역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요.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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