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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美와 FTA 표류하는데… 日 ‘FTA 승부수’

입력 : 2011-11-11 05:38:16 수정 : 2011-11-11 05: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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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 뛰어넘자” 美와 경제동맹 추진
노다총리, 반대여론에도 강행…11일 TPP 참여선언
국회에서 야당의 물리적 봉쇄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표류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다자간 FTA 협의에 나선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11일 미국 등 9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의 참가를 공식 선언한다. 일본이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이 포함된 TPP 참여를 선언한 것은 세계 무역전쟁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절차를 밟고 있는 우리나라와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TPP는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페루, 칠레, 브루나이 등 9개국이 참여하는 광범위한 FTA로,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3위인 일본이 참여할 경우 세계 최대 자유무역권이 된다. 참여국 전체 GDP 중 미·일 비중이 90%에 달해 사실상 미·일 FTA나 마찬가지다.

노다 총리는 10일 일부 언론에 공개된 TPP 협의 참가 표명 연설 원문에서 “(TPP 찬반을 놓고)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으나 논의가 성숙된 단계에서는 일정한 결론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잃어버린 20년으로 악화된 경제상황을 다시 바로 세우려면 TPP 교섭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은 일본의 농업·의료단체는 물론이고 야당과 심지어 상당수 여당 의원들까지 TPP 반대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노다 총리가 정치생명을 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노다 총리는 오는 12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관계국들에 TPP 협의 참가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TPP 협의 참가국들은 이번 에이펙을 기점으로 상품, 관세, 원산지, 무역구제, 금융서비스 등 21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 협상에 나서 내년 가을까지 타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TPP 참여를 추진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일본은 무역라이벌인 한국의 적극적인 FTA 추진에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엔고와 대지진 등으로 무역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FTA마저 뒤질 경우 한국 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견제의 목적도 깔려 있다. TPP를 통해 미국과 하나의 자유무역권으로 묶임으로써 ‘경제동맹’뿐 아니라 미·일군사안보동맹의 심화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일본이 TPP에 참여할 경우 FTA 열등생에서 단숨에 우등생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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