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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4·11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할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이런 오류를 해명해주는 마법의 손이 ‘숨은 표’였다.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이혜훈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의 경우를 보면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많게는 8%포인트까지 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했다. 엄살 전략이었지만 역대 선거 경우에서 봐도 적어도 5%포인트 정도 ‘야권의 숨은 표’는 존재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렇지만 4·11총선에서는 숨은 표의 위력이 발휘되지 않았다. 어디로 숨어버린 것인가.
김능구 e윈컴 대표는 “야권의 숨은 표는 중도적 젊은 층인데 이번에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투표율이 54.3%밖에 안된 데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도적 젊은 유권자는 반한나라당·비민주당 성향으로, 공천 갈등을 빚고 김용민 막말 파문에 대처하는 민주당을 보며 수권정당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 성적표는 이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 실패한 민주당의 자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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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가운데)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통합진보당 회의실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결국 숨은 표는 투표율이 높을 때 나타나는 야권의 ‘정치적 구세주’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나 소설가 이외수씨가 70% 투표율을 기록하면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삭발하겠다고 말한 것도 숨은 표가 투표율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수층이 결집한 것도 숨은 표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고령층의 숨은 표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얘기고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다 잡힌다”며 “새누리당이 여론조사와 달리 완승한 것은 보수층이 최대한 집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영철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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