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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시공사 선정 논란 증폭

입력 : 2012-05-01 02:05:30 수정 : 2012-05-01 02: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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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案보다 공사비 700억 늘고 수익 2400억 줄어드는데…
은행채권단, 법정관리인 회생안 택했다
일각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의혹 제기
우리은행 “회계법인 자료 본적 없다”
우리은행이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사업 시공권과 관련해 이정배 전 대표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보다 공사비가 700억원이 더 들어가고, 분양수익 전망도 2400억원이나 적은 법정관리인 측 계획안을 사실상 지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배경을 놓고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안진회계법인과 삼덕회계법인은 법원에 법정관리인 측과 이 전 대표 측이 산정한 회생계획안을 비교 검토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청산가치 보장 여부 및 수행가능성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다.

세계일보가 단독 입수한 이 자료에는 김광준 현 파이시티·파이랜드 법정관리인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공사원가는 5189억원인 반면, 이 전 대표 측이 제출한 계획안은 4493억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회생계획안에서 산정된 분양수입 전망도 법정관리인 측은 1조4298억원, 이 전 대표 측 안은 1조6726억원으로 수익 전망도 2400억여원이 많았다. 채권변제율도 법정관리인 측이 59.46%인 반면, 이 전 대표 측 안은 79.7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검찰 수사 초기부터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배경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목이다. 당시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관여한 인물들은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건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2010년 초까지만 해도 포스코건설은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파이시티에 근무한 한 영업직원은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엠코, 롯데건설은 언급됐지만 포스코건설은 없었다”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10년 7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더니, 8월 파이시티에 대한 파산신청을 냈다. 이 전 대표는 회생계획안 제출 전날인 2011년 12월1일 지인에게 “내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으로 될 가능성은 0.1%도 없다. 결과적으로 미리 짜인 시나리오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선택한 대로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채택했다. 일반채권자들은 반대했으나, 의결권에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L사 대표가 “영포라인과 청와대가 사업권을 찬탈하려 한다”고 외치는 소동이 빚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제출한 자료는 본 적이 없다”면서 “회생계획은 의결권자들이 판단을 하고 법원이 내린 결정”이라고만 언급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20120501020033 회생절차·시공사 선정 논란 증폭 //img.segye.com/content/image/2012/05/01/20120501020033_0.jpg 6 3 09 6 1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430022755 묻어두었던 ‘왕차관 검은돈’… 후원자 통해 현금화 정황 20120430181756 20120501022106 20120430191015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 중수부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007∼2008년 파이시티 측 자금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을 통해 세탁한 정황을 확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파이시티 측 브로커 이동율씨가 발행한 2000만원짜리 수표가 이 회장 회사를 거쳐 현금화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구속한 검찰은 2일 소환을 앞둔 박 전 차관의 자금세탁 부분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박영준, 이동율·이동조 자금세탁 위해 소개?… ‘묵힌 돈’도 있나검찰에 따르면 파이시티 측 브로커 이씨는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철·제강 설비업체인 제이엔테크 등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 자택과 회사 등 4곳을 박 전 차관 수사를 본격화한 지난 28일 압수수색했다. 특히 이씨는 박 전 차관과 대우 출신과 영포라인으로 묶여 있고, 이 회장은 2000년 옛 한나라당 당직을 갖고 있을 때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던 박 전 차관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회사는 2006∼2007년 매출액이 30억원에 못미쳤으나, 2008년부터 1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등록되면서 박 전 차관이 뒤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부분이다.30일 파이시티 복합물류센터 조감도가 걸려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파이시티 본사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검찰은 브로커 이씨와 이 회장이 사업관계로 엮이지 않았는데도 수표 거래가 있었던 점에 의심을 품고 있다. 브로커 이씨를 연일 소환해 수표의 주인을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이씨한테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박 전 차관은 물론 영포라인의 ‘자금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검찰은 “영포라인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측 로비자금을 받아뒀다가 수년 후에 현금화한 것은 아닌지, 이 회장을 통해 세탁한 자금이 더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2007년 박 전 차관한테 “파이시티 사업이 어떻게 되가느냐”는 청탁성 전화를 받은 강철원 전 서울시정무조정실장을 소환해 당시 전화내용과 다른 청탁이 있었는지를 캐물었다.구치소로 30일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치소로 이감되고 있다. 앞서 최 전 위원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하면서 돈을 어디에 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구무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공개수사 11일만에 ‘MB멘토’ 구속… 구속집행정지 신청할 듯검찰은 이날 파이시티 인허가 등 청탁 명목으로 브로커 이씨한테 8억원 가량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 전 위원장을 구속했다. 검찰이 파이시티 등을 압수수색한 지 11일만이다. 오는 14일 삼성서울병원에 심장수술을 예약한 최 전 위원장은 조만간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굳은 표정의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서초동 대검청사를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감되는 도중 “뭔가 많이 잘못된 것 같다”며 “나에게 닥친 큰 시련이라 생각하고 그 시련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자중자애하겠다”고 말했다.앞서 비공개로 2시간여 진행된 심사에서 검찰 측은 브로커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씨가 최 전 위원장을 협박하기 위해 보낸 편지와 그 초안 등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기사 최씨가 “최 전 위원장이 돈을 받는 장면을 네 번 목격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서 편지와 함께 보냈다”고 진술한 검찰 조서도 법정에서 검토됐다. 심장수술 예약이 구속 여부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검찰이 제시한 물증에 그는 결국 구속됐다.정재영·이유진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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