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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약 타 VS 마음 맞아… 미국판 박시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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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18 14:25:30 수정 : 2013-03-18 14: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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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부축을 받아 파티장을 나간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일어나보니 침대였다. 술에 약물을 몰래 탄 것 같다.” 

“서로 마음이 맞아 성관계를 가졌다. 풋볼스타인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배우 박시후의 성폭행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이 사건과 여러모로 닮은 미국 오하이오 강간 사건이 피해 여성의 승리로 끝났다.

오하이오주 법원은 17일(현지시간) 술 취한 여고생(16)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스튜번빌 고교의 트렌트 메이스(17)와 말릭 리치먼드(16)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미성년자 성범죄에 관한 오하이오주 형법에 따라 소년원에서 최소 1년, 최장 5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된다.

지난해 8월 미식축구부 파티에서 메이스와 리치먼드는 피해 여고생과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가졌다. 며칠 뒤 여고생은 파티에서 망가진 자신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소셜 미디어와 메신저에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했다.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한 그는 파티에 참석한 남학생 5명을 집단 성폭행과 강제추행,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이들 중 피해 여성과 차량과 주택 지하실에서 성관계를 한 두 학생을 성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들은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리치먼드는 “함께 술을 마시긴 했지만 성관계를 하기 전까지 정신이 멀쩡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 여고생은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낯선 집의 침대에 누워있었다”며 “내 휴대전화와 속옷이 모두 사라져 너무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그는 집을 나선 뒤 차에 함께 탄 두 남학생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며 이를 근거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은 파티에 참석한 친구들이 불리한 진술을 하면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심리에선 피해 여성이 평소 거짓말을 많이 하고 술을 과하게 마신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사건 다음날 그가 한 친구에게 “맹세하건대 절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며칠 뒤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는 증언도 나왔다.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여 유죄로 판단했다. 피해 여성이 술에 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사건에 연루된 남성이 2명이란 점, 남학생들이 피해 여성의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점 등을 고려했다.

이은정 기자 ehofkd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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