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수면 효과 ‘우울증 치료제’
마이클 잭슨 사망 원인 되기도
고소 여성 몸에서도 성분 검출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22일 “A씨가 지난해 11월 윤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씨 별장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로라제팜 알약 1개를 찾아냈고, A씨의 머리카락에서는 로라제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윤씨가 약을 먹이고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A씨 진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A씨의 머리카락에서 나온 로라제팜 성분은 6개월 전에 먹은 것으로 나타나 성폭행당했다는 시점(2011년 11월)과 일치하지 않아 성폭행 증거가 되지 못했다.
신경안정제인 로라제팜은 우울증 치료제로 강력한 진정·수면 효과를 낸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고 강한 중독성을 지녔다. 처방 없이 소지하거나 복용하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된다. 2009년 사망한 미국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시신에서 로라제팜 찌꺼기가 나오면서 사망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로라제팜이 합성대마나 크라톰, 알프라졸람 등과 함께 신종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 몰래 먹인 뒤 정신이 혼미해진 틈을 타 성폭행하는 데 자주 쓰여 ‘강간 마약’으로 불린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윤씨가 성접대 과정에서 마약 등 불법 약물을 사용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경찰청이 출국금지한 윤씨 등 3명의 명단에는 윤씨에게 불법약물을 공급한 B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이날 성접대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 3명 중 1명의 모발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고 나머지 2명에게서도 약물성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은 약물검사를 의뢰한 바 없고, 서초서가 지난해 윤씨와 A씨 2명에 대해 검사를 의뢰한 건이 전부”라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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