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수 싸이가 신곡 ‘젠틀맨’에서 선보인 ‘시건방춤’은 안무창작집단 ‘야마앤핫칙스’의 작품이다. 남성 안무팀 ‘야마’의 전홍복(왼쪽 사진) 단장과 여성 안무팀 ‘핫칙스’의 배윤정(오른쪽 사진) 단장은 2007년 ‘야마앤핫칙스’를 세우고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아브라카다브라’), 카라의 ‘엉덩이춤’(‘미스터’), 티아라의 고양이춤(‘보핍보핍’) 등 히트 작품을 내놓았다.
이 중 ‘젠틀맨’ 안무로 채택된 ‘시건방춤’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13일 공개된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현재 유튜브 조회 수 4000만건을 넘어섰다.
‘시건방춤’은 도도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춤이다. 전 단장은 “댄서들이 본격적으로 춤 연습을 시작하기 전, 몸 풀기용으로 하는 스트레칭 동작을 응용해 만든 춤”이라고 소개했다. 이 춤은 두 사람이 ‘아브라카다브라’를 위한 마땅한 춤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할 때 골반을 흔드는 스트레칭 동작을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은 안무였다. 섹시 콘셉트에 맞게 엉덩이를 움직이며 팔짱을 끼고 도도한 표정을 더했다. 몇몇 손동작은 여성이 담배 피울 때의 모습을 반영했다고 한다.
전 단장은 싸이가 저작권료를 내고 춤을 리메이크하면서 안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을 기대했다.
K-팝 스타들의 노래와 무대가 세계에 확산돼도 안무가들의 열악한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이들이 안무를 제공하고 받는 대가는 300만∼500만원이 전부였다. 안무를 저작권으로 인정받지 못해 부가수익권자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유명 안무팀이 모인 방송댄스협회가 설립됐다.
전 단장은 “‘젠틀맨’ 이후 안무 저작권 개념이 정착되고 한국 안무팀들의 경쟁력 있는 춤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현미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