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29%는 방위·석사장교 출신
장차관 23%도 병역 이행 혜택
미국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는 1956년 저서 ‘파워엘리트’에서 고도로 집중된 권력의 담당자를 파워엘리트라고 정의했다. 권력구조의 정점에서 의사 결정과 집행을 담당하는 집단을 말한다. 2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의 파워엘리트 지형이 바뀌었다. 새 정부와 청와대, 정치권 등 파워엘리트 집단의 병역이행 실태를 조사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현주소를 진단한다. 5년간 한국 사회를 이끌 이들의 출신지와 학력·경력 등도 심층 분석한다.
우리나라 파워엘리트를 구성하는 장차관과 1급 이상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법조인 등이 군 복무를 만기로 이행하고 제대하는 현역 복무 비율은 저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꼴찌는 정부 부처 실무 책임자격인 1급 상당 관료였다.
◆1급 상당 고위공무원 현역 복무율 가장 떨어져
세계일보 취재팀이 26일 청와대 비서실, 기획재정부, 검찰청, 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등 17부·3처·17청·2원·5실· 6위원회에 소속된 1급 상당 고위공무원 147명의 병역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현역 복무율은 57%(84명)로 파워엘리트 그룹 중 가장 낮았다.
현역 복무율이 가장 높은 곳은 법조계로 70%(25명)에 달했고 장차관은 62%(56명), 국회의원은 61%(156명)였다.
병역 면제율은 국회의원이 18%(47명)로 가장 높았고 이어 장차관(15%), 1급 상당 고위공무원·법조인(14%) 순이었다.
파워엘리트는 면필자 중에서도 6개월간 교육받은 뒤 임관과 동시에 제대하는 석사장교나 단기복무 등 특이한 병역 이행 사례가 유난히 많았다. 1급 공무원은 29%(42명)가 방위나 석사장교인 비현역으로 병역을 마쳤다. 현역 복무율이 가장 낮은 배경인 셈이다. 장차관도 23%(21명)나 돼 상대적으로 쉽게 병역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인은 16%(5명)가 방위나 석사장교 출신이었다.
박근혜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고시 출신이 많다 보니 장교로 복무한 사례가 두드러졌다. 법조인 중 현역으로 병역을 마친 37명 가운데 24명이 장교였다. 행정고시 출신이 많은 고위공무원도 현역 복무자 84명 중 절반이 넘는 46명(55%)이 장교로 제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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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255명(여성 제외) 가운데 현역 복무 의원은 61%(156명)로 병사가 63%(99명), 장교·부사관이 37%(57명)였다. 비현역 복무 의원은 21%(53명)로 석사장교가 6명, 단기병사가 47명이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의원의 현역 복무율이 64%(88명)로 민주당 56%(58명)보다 높았다. 방위 등 보충역 복무 의원 비율도 한나라당이 23%(32명)로 민주당 17%(18명)보다 컸다. 새누리당 의원의 병역 면제율(13%, 20명)이 민주당(20%, 26명)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현역 복무율이 75%(3명)로 가장 높았다. 무소속 의원은 7명 중 6명이 현역으로 복무해 가장 성실한 병역 근무 자세를 보였다.
여성을 제외한 국회의원 2세 194명 가운데 현역 복무 비율은 77%(150명)였다. 일반인의 현역 처분율이 2000년대 평균 90% 수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의원 2세의 현역 복무율은 낮은 편이다. 또 군 복무 면제자도 17명이나 됐다.
새누리당은 ‘의원 아버지’와 대조적으로 아들의 병역 면제율이 가장 높았다. 새누리당 의원 아들 120명 가운데 면제가 7%(12명)로 민주당(2%, 4명)의 세 배가 넘었다. 이들과 비슷한 나이대인 2000년대 중반 대학 재학 이상 학력자의 면제율은 5% 수준이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 무소속 의원의 2세 가운데 병역을 면제받거나 보충역으로 복무한 사람은 1명밖에 없다.
특별기획취재팀=이우승·김수미·유태영·박현준·조병욱 기자 specials@segye.com
■ 석사장교란=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6개월간 군사훈련과 전방체험 등을 거치면 임관과 동시에 소위로 전역하도록 단기복무 특혜가 주어지는 제도다. 석사장교는 6개월을 훈련 받는다는 이유로 육개장(육개월 장교)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들이 혜택을 받아 전역한 이후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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