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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받는 나라서 주는 나라로’ 한국 농업 ODA 활동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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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26 21:51:51 수정 : 2013-11-26 21: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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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발전 노하우 전파… 개도국에 희망의 씨앗 심다
한국은 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며 1990년대 후반까지 공적개발원조(ODA)를 받은 수원국이었다. 당시 먹고사는 문제로 원조의 대부분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물자 및 식량원조 중심이었다. 하지만 경제 발전과 더불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달라졌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은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했다. 아직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원조 규모는 작지만 농업 분야에서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공여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한국의 농촌을 성장시킨 저력과 기술 덕분이다. 한국이 농업 ODA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펴고 있는 원조 활동과 향후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모잠비크는 수자원, 기후 등 농업에 우수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력 부족 등으로 농업 생산성이 매우 낮은 나라다. 국토 중 3600만ha에서 경작이 가능하지만 기술 부족 등으로 실제 경작지는 360만ha에 불과하다. 이처럼 농업환경이 열악한 모잠비크에 2010년 한국 정부가 농업 분야 기술 전수를 시작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정부는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 등에 영농기술훈련센터를 건립해 농업 전문가, 기술지도인력, 농민에 대한 영농교육을 하고 있다. 훈련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100여명의 현지인들은 농업 분야 차세대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농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확을 올리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ha당 5∼6.5t을 생산해 현지 농가(ha당 1t)보다 6배 이상, 벼는 ha당 쌀 수확량이 7∼9t으로 다른 농가(1ha당 1t)보다 9배 많다.

한국 정부가 농업 분야 공적개발원조(ODA)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으로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았던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경험을 개도국에 전파 중이다. 특히 다른 선진국이 단순히 자본 지원을 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농업 기술을 전파해 먹고사는 문제에 봉착해 있는 개도국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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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확대되는 한국의 농업 ODA

26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은 올해 462억원을 들여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있는 개도국 25개국에서 96개의 농업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11개국에서 75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농업 생산성이 낮고, 수확 후 가공시설이 부족하다. 자연재해가 심해 농업 관련 시설 등이 열악해 이 부분에 맞춰 지원을 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신선채소 계약재배 시범 단지, 인도네시아는 벼농사 기계화단지, 라오스는 관개시설 설치 사업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필리핀에서는 벼 다수확 재배 기술, 몽골은 축산물 가공 시스템, 미얀마는 우수농산물 재배기술 등 생산성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케냐, 가나 등 9개국에서 16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빈곤국이 많아 식량 생산을 늘리고, 기반 시설을 구축해 주는 지원이 절실하다. 정부는 콩고민주공화국, 카메룬 등에 벼 등 식량작물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있고, 에티오피아와 가나에서는 관개시설 개보수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볼리비아, 페루, 파라과이,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남미 5개국은 다른 지역보다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감자, 버섯, 양파 등 경제성 있는 품종에 대한 개량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개도국별 맞춤형 ODA 전파

일부 선진국 역시 개도국에 농업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개도국이 선진국의 고급 기술을 습득하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국은 불과 50여년 사이에 농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개도국에 맞춤형 기술 전파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농업·농촌개발의 강점을 보면 첫째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종자 개량과 재배기술 개발, 인프라 개선 등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둘째 생산성 제고를 통한 기아의 해결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확 후 관리, 유통, 마케팅 등 전 부문에서 기술개발이 이뤄졌다. 우리나라의 농업 기술과 경험이 다양한 경제발전 수준과 농업 여건을 가지고 있는 개도국들에게 선택적으로 전파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새마을운동으로 대표되는 농촌개발 경험이다.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소득개발 차원을 넘어 생활환경 개선과 인프라 개선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개발 사업이다. 농업·농촌개발과 경제개발을 원하는 많은 개도국은 한국의 이 같은 경험을 본보기로 삼고 싶어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농업기술과 경험을 습득한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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