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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철새도래지 정보 제각각… 고병원성 AI 방역 ‘구멍’

입력 : 2014-01-22 06:00:00 수정 : 2014-01-22 1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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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37·환경부 22곳 관리
예찰·이동경로 추적 등도 시각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에 핵심역할을 하는 철새도래지 정보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병원성 AI 전파의 주범으로 지목된 가창오리의 이동경로를 둘러싸고도 방역당국 간에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창오리에는 GPS(위성항법장치)가 부착되지 않은 상태여서 야생 철새의 이동경로 정밀 추적과 도래지 예찰·방역작업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관리하는 주요 철새도래지는 충남·전남 6곳, 경기·경남 4곳, 전북·강원 3곳, 충북·제주·서울 2곳, 부산·대구·인천·울산·경북 1곳 등 37곳이다. 환경부의 예찰 대상 주요 철새도래지는 전북 5곳, 전남·경남·충청 4곳, 경기 3곳, 강원·경북 1곳 등 22곳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4차례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때마다 철새가 전파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철새 도래지는 양 부처에서 15곳만 같다. 농식품부가 선정한 서울 강서지구·중랑천, 울산 태화강 등 22곳은 환경부 도래지에 빠져 있다. 환경부가 선정한 전주천, 강릉 남대천 등 7곳은 농식품부의 도래지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중 시화호와 팔당댐 인근, 경남 사천시 등 3곳은 과거 AI 양성 반응지인데도 농식품부는 예찰 대상에 넣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AI 주범으로 지목한 철새의 도래지 정보조차 부처 간 엇박자를 내는 것은 AI 방역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단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고병원성 AI 확산방지의 열쇠인 가창오리 이동경로에 관한 시각도 양 부처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창오리의 특성상 이동 경로가 일정해 다른 지역 전파 가능성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가창오리의 이동경로가 일정치 않다며 전국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동 경로의 변화는 해마다 저수지·습지의 보존 상태, 먹이의 분포, 기온 차이 등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가창오리떼의 이동경로 파악 등을 위해 뒤늦게 GPS 부착에 나섰다. 가창오리는 과거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적이 있어 특별 예찰 철새 중 하나지만 포획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GPS 부착을 추진하지 않았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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