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마지막 인사에 ‘눈물바다’
나머지 8명은 21일 합동장례식 “모든 걸 다 용서하겠습니다. 제 딸이 사고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살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일 오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부산외대 비즈니스 일본어과 신입생 박주현(18)양의 장례미사가 열린 부산 남구 이기대성당. 박양과 나누는 마지막 인사에 성당은 눈물과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영정사진 속 박 양은 엷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이번 사고 희생자 중 첫 장례식이다.
발인식에 이어 진행된 장례미사는 위령기도와 입당성가, 기도, 강론, 고별식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충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만큼, 신도 200여명이 참석해 박 양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과 정용각 부총장 등 대학 관계자 10여명과 정유권 총학생회장 등 학생회 간부 10여명도 참석했다.
박명제 베네딕토 신부는 강론에서 “박 양이 사고 전날 주일 미사에 참석해 잘 다녀오겠다며 할머니와 포옹하고 인사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마디 말 없이 아픔과 추위에 떨었을 것을 생각하면 그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다”며 “그녀가 떠나면서 주고 간 삶의 의미, 가족에게 보여준 사랑을 생각해야 한다”고 추도했다.
유가족과 교인들은 슬픔을 참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 양의 아버지 박규생씨는 “너무 슬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우시면 (제 딸이) 길을 잘못 찾을까 염려됩니다”라고 슬픔을 억누르며 담담하게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이어 그는 “저희 가족도 사람인지라 마음은 있지만…. 열심히 살고 새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가족을 대신해서, 주현이를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고로 희생된 대학생의 첫 장례식이 열린 20일 부산 이기대성당에서 박주현양의 장례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박 양의 시신은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한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를 거쳐 영락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남 양산시 하늘공원 납골당에 안치된다.
이번 사고 희생자의 합동장례식은 21일 오전 10시 부산외대 남산동캠퍼스에서 학교장으로 치러진다.
부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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