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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했던 보험민원 감축… ‘민망한 성과’

입력 : 2014-03-20 21:38:06 수정 : 2014-03-20 21: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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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적극 추진 불구 효과 미미 보험은 고객 민원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금융상품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접수 민원의 절반 이상이 보험 관련으로, 산업 비중에 비해 민원이 너무 많다”며 보험 민원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 민원을 2년 내 절반으로 줄일 것을 보험사에 지시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보험업계의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전년과 별 차이가 없어 최 원장의 취임 일성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소송 비율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지난해 2만7066건으로 2012년 2만7648건과 비교해 2.1%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금감원이 내년까지 보험 민원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같은 감소율로 보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쟁조정 신청은 가입자가 금융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부당한 행위를 당했다며 제기한 민원이 보험사와 합의가 되지 않아 금감원에 분쟁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보험료는 매달 받아내면서 막상 보험금을 지급할 때에는 온갖 이유로 지급을 잘 안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보험의 경우 지난해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1만3883건으로 2012년 1만2614건에 비해 10.1%나 증가했다. 삼성생명이 2012년 2046건에서 지난해 2325건으로 13.6% 늘었고,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1451건에서 1515건으로 4.4%, 한화생명은 1186건에서 1262건으로 6.4% 증가했다. 또 우리아비바생명은 112.6%, 알리안츠생명은 57.2%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늘었다. 반면, 손해보험은 지난해 1만3183건으로 전년(1만5034건)에 비해 12.3%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갖은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제대로 안 한 교보생명과 동양생명,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해 제재조치를 했다. 금감원은 최근 교보생명에 대해 부문 검사를 시행해 보험금 지급 지연 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을 적발해 직원 3명을 주의 조치했다. 교보생명은 2012년 한 해 동안 보험금 지급 업무를 하면서 1만6975건에 대해 보험금 지급 기일을 최소 4일부터 최대 175일까지 초과해 줬다. 그러나 고객에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이유나 지급 예정일을 통지하지 않았다. 지급을 미룬 1만6975건 중에 대부분인 1만6666건은 보험금 지급 사유를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3영업일 이내 지급해야 하는 경우였다.

특히 분쟁조정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아 가입자와 보험사가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소송비율은 크게 늘었다. 소송이 진행되면 가입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생명보험의 분쟁조정 신청 건수 대비 소송비율은 지난해 0.76%로 전년 0.59%보다 0.17%포인트, 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3.4%에서 4.1%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보험금 지급을 두고 소송까지 가는 것은 보험사들이 제대로 약관을 설명하지 않는 불완전판매 등이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개인이 보험사와 소송을 하는 것은 비용이나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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