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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일영연편성시조(一營戀便成市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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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3 21:40:54 수정 : 2014-04-23 21: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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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江)은 단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물 그 이상의 것이다. 사람과 어류·어패류의 삶의 터전이자 녹아내린 광물질 성분들, 식물과 동물의 잔해들을 낮은 곳으로 실어 나른다. 초지, 숲, 습지와 범람원에 고인 물까지도 강의 한 구성원이다. 어디 이뿐이랴. 강은 청춘도, 사랑도, 이별의 정한(情恨)도 싣고 흘러간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표상으로도 다가선다.

하지만 강의 추억은 예전 같지 않다. 예컨대 한강은 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참으로 아름다운 강이었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한강은 사실 강이 아니라 콘크리트 제방으로 둘러싸이고 콘크리트 보로 막힌 삭막한 인공 수로이다. 매년 5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서울의 한강을 찾는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등-. 그러나 자연의 생명력을 잃은 강 위의 도회인! 이방인이 따로 없다. 숲을 가꾸고 친환경 제방을 갖춰 한강을 숨 쉬게 해야 한다는 당위를 뒷받침하고 있다.

‘육도(六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근원이 깊은 물이라야 늘 흐르며, 물이 항상 흘러야 어류가 번식한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에 합치되는 것이다(源深而水流 水流而魚生之 情也).”

한강의 생물서식지를 복원하고 물놀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수질을 끌어올리려는 서울시 청사진이 드러났다. 서울시는 최근 한강 기슭을 모래톱이나 자갈 등 자연형으로 만들고 숲을 조성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한강사업계획을 내놨다. 녹지와 생태, 수질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2030년까지 여의도공원의 5배에 달하는 숲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옹벽 등을 걷어낸 강변, 수변에 갈대 물억새 버드나무 등을 심어 자연이 스스로 퇴적 작용을 거치면서 강기슭이 형성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 반갑다.

“산림은 아름다운 곳이지만 사람이 파헤치고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면 시장판이 되고 만다(山林是勝地 一營戀便成市朝)”는 ‘채근담’의 경책이 오늘에도 큰 교훈을 주고 있다. 마음이 위안 받고 영혼이 치유되며, 건강을 돌보는 강을 갖자!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一營戀便成市朝:‘자연에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면 시장판이 되고 만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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