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인 쇼라(65)씨가 이곳에 이사 온 15년 전에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초원지대였던 이곳은 자갈이 많지만 살기에는 적당한 땅이었다. 쇼라씨는 이사 올 때부터 쌓이기 시작한 모래를 처음에는 열심히 외곽으로 퍼 날랐지만 이젠 ‘모래와의 싸움’을 포기한 상태다.
모래에 잠긴 마을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시작한 황사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몽골의 자민우드솜은 모래바람에 해수욕장처럼 변해버렸다. 담벼락이 쌓이는 모래 무게를 못이겨 넘어지기도 한다. |
황사를 쫓아 발원지인 고비사막으로 날아갔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10∼18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우리나라 인천공항까지 1만리(4000㎞)를 이동하면서 황사를 추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2∼2013년 우리나라에 불어온 황사의 81%가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고원에서 시작됐다. 이번에 선택한 길은 고비사막에서 시작된 황사가 중국의 공업단지를 거치며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해 베이징을 거쳐 한국으로 날아오는 주된 이동 경로다.
누런 모래와 먼지를 뒤집어쓰고 몽골에서만 1700㎞에 달하는 울퉁불퉁한 길을 자동차로 달렸다. 몽골 전 국토의 약 78%가 사막화됐거나 진행 중일 정도로 땅이 메말라가는 현장은 참혹했다.
몽골 마지막 황사 기착지인 자민우드에서 맞닥뜨린 모래먼지폭풍과 함께 중국 국경을 넘었다. 수도 베이징까지 다시 1400㎞를 자동차와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중국의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의 검은 연기와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규모 녹화사업 현장을 목격했다.
이후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섞인 미세먼지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서해를 건너 한국에 돌아왔다.
울란바토르(몽골)·베이징(중국)=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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