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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초원 삼킨 ‘잿빛 공포’, 한반도 공습

관련이슈 '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입력 : 2014-05-08 06:00:00 수정 : 2014-05-09 17: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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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고비사막서 한반도까지… 황사 이동경로 추적 마을이 모래에 잠겼다. 고비사막에서 눈보라처럼 몰아닥친 황사 바람에 몽골의 자민우드 솜( 군에 해당)은 흡사 ‘해수욕장’처럼 변해버렸다.

주민인 쇼라(65)씨가 이곳에 이사 온 15년 전에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초원지대였던 이곳은 자갈이 많지만 살기에는 적당한 땅이었다. 쇼라씨는 이사 올 때부터 쌓이기 시작한 모래를 처음에는 열심히 외곽으로 퍼 날랐지만 이젠 ‘모래와의 싸움’을 포기한 상태다.

모래에 잠긴 마을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시작한 황사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몽골의 자민우드솜은 모래바람에 해수욕장처럼 변해버렸다. 담벼락이 쌓이는 모래 무게를 못이겨 넘어지기도 한다.
자민우드 취재를 마치고 중국으로 떠나는 날에도 먼지모래폭풍(dust sand storm)이 마을을 덮쳤다. 소용돌이치는 바람 속에 잠시 서 있었지만 금세 입 안과 귓속에 모래가 가득했다. 머물렀던 호텔의 한 직원은 “이곳에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황사를 쫓아 발원지인 고비사막으로 날아갔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10∼18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우리나라 인천공항까지 1만리(4000㎞)를 이동하면서 황사를 추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2∼2013년 우리나라에 불어온 황사의 81%가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고원에서 시작됐다. 이번에 선택한 길은 고비사막에서 시작된 황사가 중국의 공업단지를 거치며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해 베이징을 거쳐 한국으로 날아오는 주된 이동 경로다.

누런 모래와 먼지를 뒤집어쓰고 몽골에서만 1700㎞에 달하는 울퉁불퉁한 길을 자동차로 달렸다. 몽골 전 국토의 약 78%가 사막화됐거나 진행 중일 정도로 땅이 메말라가는 현장은 참혹했다.

몽골 마지막 황사 기착지인 자민우드에서 맞닥뜨린 모래먼지폭풍과 함께 중국 국경을 넘었다. 수도 베이징까지 다시 1400㎞를 자동차와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중국의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의 검은 연기와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규모 녹화사업 현장을 목격했다.

이후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섞인 미세먼지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서해를 건너 한국에 돌아왔다.

울란바토르(몽골)·베이징(중국)=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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