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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엔 미술관 전시 ‘그림의 떡’… 국제무대 진출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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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13 22:34:22 수정 : 2014-05-13 22: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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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완식의 화랑가 산책] 베니스 비엔날레 출신 작가들이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2015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이숙경(45)씨가 이에 대해 명쾌히 답을 했다. 비엔날레는 특정 주제를 가지고 작가들이 일회성으로 동원되는 행사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작가가 부각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비엔날레가 작가에게 국제무대에서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도 ‘배경’이 있는 작가일 때 가능한 일이다. 배경은 작가의 개인 전시 이력을 말한다. 특히 미술관 전시 이력이다.

국내 현실은 어떤가. 젊은 작가들에겐 미술관 전시는 그림의 떡이다. 좋은 이력을 쌓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미술관들이 나름의 작가발굴 지원프로그램 성격의 전시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은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과의 연계다. 단순히 작업공간만을 제공하는 레시던시가 아닌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까지 갖춘 레지던시와 공동으로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를 지원하는 방법이다.

이는 붐을 이루고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의 내실화를 기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레지던시 들은 각자 고유 프로그램을 가지고 서로 ‘작가 성장’을 경쟁하고, 미술관은 이를 부추겨 그 성과를 판단해 전시를 마련해 주면 된다.

레지던시와 미술관들이 나름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한국 미술을 풍요롭고 다양화하는 지름길이다. 이런 환경들이 젊은 작가들에게 국제적 무대로 나아가는 이력이 되어 줄 것이다.

미술관 전시는 작가 개인이 시간을 두고 역량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있는 유일한 자리다. 나름의 특색을 만들고 부각시킬 기회다.

유명 작가가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하는 일은 없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가 내년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에서 열린다. 한국관 작가로 문경원, 전준호 작가가 참여한다. 미술계는 또다시 비엔날레가 끝나면 그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비엔날레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말들을 쏟아낼 것이다. 이에 앞서 우리 미술계는 그들의 이력 관리에 얼마나 배려했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생산적인 미술생태계 조성에 신경을 쓸 때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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