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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누적 불구 휴식공간 부족… 일교차 커 감기몸살 호소 늘어
소파·車에서 쪽잠 자는게 전부 “자원해서 왔는데 뭘 바라겠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이 남몰래 신음하고 있다.

사고 수습이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피로도 함께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와 배식 등 장시간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 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부족해 피로에 지친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설치된 몇몇 자원봉사자 부스의 경우 안쪽에 별도의 휴식공간이 마련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은 한산한 시간을 이용해 의자에서 잠시 앉아 쉬는 것이 전부다. 또 피로가 누적된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가족의 눈을 피해 차량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한다. 진도체육관 2층 복도와 관중석 옆 조그만 공간에 매트를 깔고 휴식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3주째 팽목항에 머물고 있다는 한 자원봉사자는 “불편한 점이 많지만 쉬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실종자 가족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요령껏 쉬고 있다”며 “물론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시설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온 건데 무슨 요구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실외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경우 최근 큰 일교차 때문에 감기 몸살을 호소하는 인원들도 적잖다.

무료로 약을 나눠주고 있는 대한약사회 소속 한 약사는 “자원봉사자분들도 실종자 가족들 못지않게 몸살·감기약이나 두통약을 많이 받아 간다. 특히 얼마 전부터는 피로회복제를 찾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며 “잘 먹고 잘 쉬는 게 중요한데 가족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도=한승하·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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