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이 최근 나란히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로의 이전을 완료했다. 광주·전남이 함께 운영하는 빛가람 혁신도시는 두 기관의 입주를 계기로 한국 문화예술과 콘텐츠산업을 선도해 나간다는 각오다. 2015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열면 광주·전남권이 서울·수도권과 더불어 문화의 양대 축을 이루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의 가치 전국에 확산”
예술위는 5월30일 나주 새 청사에서 개청식을 열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등 일부 시설 근무자를 뺀 80여명의 직원이 새 청사에 합류했다. 예술위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연면적 4003.23㎡(약 1211평)에 이른다.
나주 이전에 앞서 예술위는 큰 폭의 조직 개편을 겪었다. 그동안 별개로 운영돼 온 한국공연예술센터와 국립예술자료원을 흡수해 덩치가 불어난 것이다. 공연예술센터는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을 운영하는 기관이고, 예술자료원은 원로 예술가들의 구술을 채록하는 등 예술에 관한 각종 기록을 수집해 보존하는 곳이다. 예술위는 “두 기관을 예술위 산하에 둠으로써 예술가들의 창작 지원과 온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라는 설립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이뤄나갈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예술위는 나주 이전을 계기로 전남대 문화예술대학원과 ‘문화 전문인력 양성과 지역문화 융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벌써부터 광주·전남과 한몸이 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권영빈 예술위원장은 “청사 이전이 광주·전남 지역문화 융성은 물론 넓게는 문화예술 가치의 전국적 확산에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새 청사 전경. 예술위는 청사 이전을 계기로 서울·수도권에 편중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전국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각오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5월29일 나주 새 청사로 이사한 콘진원은 2일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서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등 일부 시설 근무자를 뺀 170여명의 직원이 새 청사에 합류했다. 콘진원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연면적 1만532㎡(약 3186평)에 이른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기업은 거의 다 서울·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콘진원이 한꺼번에 나주로 이전하면 기업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콘진원은 일정한 직원을 한동안 서울사무소에 잔류시켜 지원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콘진원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식 개청식은 이전이 다 끝나는 7월에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진원은 나주 이전을 계기로 광주·전남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 나간다는 각오다. 홍상표 콘진원장은 “글로벌 콘텐츠는 한 지역의 문화 콘텐츠에 뿌리를 둔 사례가 많다”며 “지역 콘텐츠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통해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 한국콘텐츠진흥원 새 청사 전경. 콘진원은 청사 이전을 계기로 광주·전남권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물 외관과 내부 정리를 거쳐 2015년 상반기 중 개관하는 게 목표다.
아시아문화전당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건물과 주변 부지에 들어선다. 한국 민주화의 상징인 도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드는 민주평화교류원을 필두로 아시아예술극장, 아시아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어린이문화원 등 대규모 시설이 즐비하다.
정부는 최근 아시아문화전당 공사와 운영을 책임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1급)에 김성일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을 임명했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를 졸업해 누구보다 지역 사정에 밝은 김 단장은 “광주의 정체성과 전당이 지향하는 문화적 다양성·역동성을 창조적으로 융합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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