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여론 전달에 대통령 수첩 꺼내 메모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과 첫 여성 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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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동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40분이 길어졌다.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윤선 정무수석,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완구 원내대표, 박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우윤근 정책위의장. 청와대사진기자단 |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을 거론하며 “참 잘하신 것 같다”며 “민생을 위한 상생의 국회로 상을 잘 만들어 가면 국민들께서 크게 박수칠 걸로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덕담이 끝나자 박 원내대표는 비판여론을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수첩을 꺼내 꼼꼼히 메모하며 경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A4용지 8장 분량의 내용을 준비해와 세 차례로 나눠 모두 건의하고 청와대에 전달했다. 박 원내대표는 “혹시 불편하거나 심기가 상할지도 모르지만 국민의 소리라고 생각하고 들어달라”며 박 대통령의 양해를 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부적격한 인사청문회 후보자의 임명 재고를 요구하면서 청와대 인사책임자(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인사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박 원내대표는 “이완구 대표가 훌륭한 분”이라고 농반진반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선물 교환도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스카프를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장이 새겨진 여성용 청와대 시계를 박 원내대표에게 답례품으로 줬다.
이날 회동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돼 11시55분에 끝났다.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면서 당초 예정시간보다 40분이 더 늘어난 것이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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