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터줏대감 AK 아성에 롯데 ‘쇼핑몰 9월 개장’ 도전장 국내 최대 유통업체들이 경기 남부의 대표적 상권인 지하철 1호선 수원역 일대를 차지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유통공룡업체들의 주도권 싸움은 이미 10년 넘게 자리를 잡아온 AK플라자 맞은편에 롯데 측이 경기 남부 최대 규모의 ‘롯데몰’을 조성하고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신세계 측이 입점을 위한 부지 마련에 나서면서 ‘유통 삼국지’ 양상이다.
14일 경기도 수원시와 롯데·AK·신세계 측에 따르면 AK는 2003년 수원 민자역사에 진출한 뒤 10년 넘게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가 오는 9월 개장을 목표로 ‘롯데몰’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AK 조감도 |
이에 기존 AK플라자 1층에 대형식품관 ‘AK푸드홀’을 만든 데 이어 역 북쪽에 모두 19만㎡의 쇼핑몰과 특2급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수원’을 짓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로 이르면 12월 문을 열 예정인데, 호텔 등이 포함된 대형 복합타운으로 롯데 측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AK플라자 수원점은 수원지역 내 백화점 매출 1위일 뿐 아니라 AK플라자 5개점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중심 사업장이어서 AK 측으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는 롯데 복합쇼핑몰과 수원역사를 잇는 ‘연결통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 측은 선로로 단절된 수원의 동·서를 연결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겠다며 선로 아래로 연결통로를 내겠다고 코레일 측과 수원시에 승인을 요청했다.
롯데몰 조감도 |
애경과 롯데가 힘겨루기를 벌이자 신세계가 끼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사업성이 불투명한 경기 의왕시 복합쇼핑몰 신설을 중단하고 수원으로 방향 선회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는 대형 쇼핑몰 부지를 물색 중으로 알려졌다.
수원역이 이처럼 유통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른 이유는 교통의 요지인 데다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11월 수원역과 분당선이 연결되면서 성남, 용인 등 인근 지역으로부터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수원∼인천 구간도 조성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수원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20만명이 넘고 인근에 20여개 대학이 몰려 있는 등 전국 최고의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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