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소속부대인 28사단이나 군 수사팀이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던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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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장관(왼쪽)과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에 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권 총장도 윤 일병이 숨진 지난 4월7일 “윤 일병이 PX에서 냉동식품을 사먹고 나서 기도가 막혀 뇌손상으로 숨졌다”는 축소 보고를 받았다. 28사단 검찰단이 조사 과정에서 가해병사들이 윤 일병에게 치약을 먹이고 가래침을 핥게 하거나 수액주사를 놓은 뒤 구타하는 등의 지속적인 가혹행위 부분을 추가 확인했지만 권 총장에게는 단순 폭행 사건으로 보고됐다.
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윤 일병 폭행 관련자를 처벌한 뒤에도 권 총장에게 구체적인 사건 전모는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권 총장은 지난달 31일 윤 일병에 대한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행위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문제의 심각성과 실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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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국방위원회 연석회의에서 폭행으로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의 사진을 공개하며 회의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를 질책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국방부에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한 장관은 “국방부 검찰단으로 하여금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지시하고 재판 관할을 28사단에서 3군사령부로 이전하겠다”면서 “포괄적 부대책임을 물어 이미 징계조치한 16명 외에 추가로 28사단장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국민적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사건 연루 병사들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숨진 윤 일병을 상병으로 추서하고 순직처리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이도형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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