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서 갑자기 발생 땐 큰 재해 초래 최근 서울 송파, 여의도 등지에서 도로나 지반이 갑자기 푹 꺼지면서 구멍이 뚫리는 ‘싱크홀’(sink hole) 현상이 잇따르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기계공학 |
우리나라는 암반의 70% 이상이 변성암과 퇴적암으로 구성돼 있어 석회 성분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에 스며드는 물에 녹아 자연현상에 의한 싱크홀 발생 가능성은 존재하나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화강암과 현무암 같은 단단한 암석도 함께 존재하고 있어 자연현상에 의한 싱크홀 발생은 비교적 적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싱크홀은 항상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사 후 집중 관리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대한민국이 6·25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진행된 도시화와 ‘빨리 빨리’ 건설 및 토목 공사의 후유증으로 싱크홀이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이곳저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국가경제를 이끌어왔던 각종 토목 및 건설공사로 오래된 지하 배수관, 가스관, 지하철공사에 의한 공간과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이나 채굴, 모래 채취 등에 기인한다. 인위적인 개발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고 과다하게 고여 있는 지상의 빗물에 의해 자연적인 배수로도 변경된 것이다.
지상 위의 싱크홀은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특히 지하에 오래된 배수관과 함께 폭발성이 매우 높은 가스관이 지나가고 있고, 지상에는 건설 경기가 한창 호황일 때 모래가 부족해 염분이 있는 바다 모래를 사용해 건설한 고층건물도 있을 수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에 생기는 싱크홀은 규모가 작더라도 힘의 균형이 깨지면 주변 건물이 연쇄로 붕괴되면서 큰 재해로 이어진다. 따라서 싱크홀 발생 예상 지역을 탐지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사전에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지하의 지하수위, 지하 매설물, 공간위치, 기반암과 단층 위치, 콘크리트 두께 등을 탐지하는 기술로는 직접 지하를 뚫어 측정하는 방법보다는 비파괴측정이 바람직하고, 싱크홀 발생을 예측하기 위한 기술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이 있다.
비파괴측정을 위한 계측장치로는 전자기파를 지표면으로 방사한 후 반사되거나 투과된 속도·형상을 분석하는 지표투과 레이더 장치, 시추공 두 개를 이용해 지표에서 전류를 흘려 지반 성분에 따른 전위 변화로 공간을 측정하는 전기비저항 토모그래피, 조사 지역에 인공적으로 지진파를 발생시켜 전파가 도달하는 시간과 파형을 이용하는 분석탄성파 탐사 장치가 대표적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은 집중관리 지역과 탐지된 지하공간의 현재와 미래의 변화 상태를 모델링해 유체의 흐름과 정체 상태에서의 압력을 계산하는 유체역학, 공간 구조물의 힘을 계산하는 구조역학, 지질의 성질에 따른 물리적인 상태량의 변화 예측을 위한 지질공학 등을 융합해 지하 내부의 움직임과 변화에 대한 정량적 예측을 가능케 한다.
도시화된 지역에서 싱크홀 극복을 위한 독자적인 탐지 및 예측기술의 확보는 세계의 싱크홀 안전을 위한 수출산업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이므로 더욱더 관심이 필요하다.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기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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