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010년 10월1일부터 담배에 붙는 세금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 담배 한 개비당 세금이 3.5엔씩 오르면서 마일드세븐이나 켄트는 300엔(약 2900원)이던 가격이 410엔(약 3970원)으로 뛰었다.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역시 320엔이던 것이 440엔으로 상당히 올랐다.
담뱃값이 이렇게 1000∼2000원 안팎으로 오른 직후 금연보조제 처방이 늘어났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공식 연구결과는 금연효과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팀이 2010년 11∼12월 성인 남녀 1146명에게 흡연 여부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의 흡연율은 37.1%로 세금을 올리기 전인 2009년 11∼12월 조사 때의 36.1%보다 약간 올랐다. 여성 흡연율도 2009년 8.3%에서 8.9%로 높아졌다.
2009년 인상 전 조사에서 남성 흡연자 중 6.2%, 여성 흡연자 중 9.2%가 가격이 20엔(268원)만 올라가도 담배를 끊겠다고 답변했고, 남성 흡연자 중 36.8%, 여성 흡연자 중 53.9%는 가격이 2배가 되면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전혀 이행되지 않았던 셈이다.
미국에서도 담뱃세율 인상이 금연인구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았다. 미 연방정부가 갑당 소비세를 10센트 인상한 다음 해인 2001년 한 해 담배 소비량은 인구 1인당 75.6갑으로 전년 77.55갑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기존보다 무려 62센트 인상한 2009년 담배 소비량은 55.01갑이었는데 2010년 평균 소비량도 50.0갑에 그쳤다. 다만 담뱃세 인상과 흡연 폐해에 대한 시민들의 자각 등으로 장기적으로 담배 소비량은 줄어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연방세금관리소(FTA)의 연례 보고서를 분석해 미 담배 소비량이 담뱃값 인상과 금연 교육으로 지난 40년 새 3분의 2가량 줄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는 달리 세수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주정부와 지자체가 담배에서 거둬들인 세수는 1973년 약 55억달러에서 2012년 315억달러로 5.7배 증가했다.
송민섭 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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