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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고료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꽃 그림자놀이’ 박소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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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29 19:34:19 수정 : 2015-01-29 22: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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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전성기 조선 야담 구성
한국식 ‘천일야화’ 쓰고 싶다”
“한국식 ‘천일야화’, ‘데카메론’을 쓰고 싶어요.”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자 박소연(51)씨는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를 띠며 말을 고르고 골랐다. 그러나 자기 작품의 지향을 묻는 질문에만은 확신에 차 답했다. 흥미로운 야담을 액자식 구성으로 엮은 수상작 ‘꽃그림자놀이’는 그런 확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7년간 붙들고 있던 작품이에요. 조선왕조실록, 삼국유사, 설화집 등을 뒤져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았고, 현대적 시각에 맞춰 각색하고 배치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은 변화도 거쳤죠. 현재 작품 배경은 조선시대인데, 이전에는 6·25전쟁이 배경이었어요.”

‘꽃그림자놀이’는 소설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18세기 후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조인서가 귀신이 나온다고 소문난 빈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박씨는 “당시 기록을 보면, 18세기 후반이 소설을 읽느라 재상은 나랏 일을 잊고 장안 여인들도 길쌈을 팽개칠 만큼 소설이 큰 관심을 받던 때였다”면서 “소설이 읽히지 않는 지금 같은 시대에 ‘소설 전성기’를 재현하는 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 모두가 너무 정신적, 감정적으로 황폐하잖아요. 저는 재미있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믿는데, 이런 소설을 읽는 독서 경험 자체가 치유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박씨는 2005년 장편소설 ‘눈부처’로 실천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해 등단한 11년차 작가다. 두 자녀를 둔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오랜 기간 글을 쓰면서 가족의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수상 소식을 듣고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 머릿속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 그는 인터뷰 당일까지도 큰아들을 제외한 다른 가족에게 수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공백기가 길었어요. 그동안 낮에는 도서관을 찾아 취재하고, 가족들이 잠든 새벽에 혼자 일어나 글을 썼어요. 조각가가 작품을 깎듯 저 자신을 갈고닦는 시간이었죠. 세계문학상 수상은 제 작가 인생에 분명한 전환점이 될 겁니다.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승환 기자, 사진= 남제현 기자 hwan@segye.com

▲1964년 대구 출생 ▲1991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5년 실천문학 신인문학상에 장편소설 ‘눈부처’ 당선 ▲단편소설 ‘9월9일’, 중편소설 ‘봄꿩, 제 울음에 죽다’ 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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