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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미학’ 한국 단색화 베니스로…

입력 : 2015-02-17 18:20:42 수정 : 2015-02-17 18: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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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베니스비엔날레 연계 전시… 이우환·故 김환기 등 6인 출품 한국 단색화를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된다. 세계적 미술 행사인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개최 기간(5월9일∼11월22일) 한국의 단색화를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5월7일∼8월16일 베니스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열린다. 세계 미술인들이 몰려드는 비엔날레 기간에 연계전시 형식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후원한다. 보고시안재단은 1992년 로버트 보고시안과 그의 두 아들이 브뤼셀에 설립한 비영리 문화재단이다.

단색화는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 시작된 미술운동으로 여러 색채가 아니라 한 가지 색채나 그와 비슷한 색채로 구성하는 회화 양식이다. 서양화 분야에서 1950년대 이후 모더니즘을 지향하던 일군의 작가들에 의해 추진됐다. 절제된 색채와 정신성이 특징이다. 한국의 단색화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가 최근 몇 년간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가 초빙 큐레이터로 기획한 전시에는 단색화 대표작가 6명의 작품 70여점이 출품된다. 생존 작가로는 간결함과 단아함이 돋보이는 박서보(84), 반복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하는 정상화(83), 물감을 마대 캔버스 뒷면에서 밀어넣는 하종현(80), 단색화를 소개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 이우환(79)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고 작가로는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인 김환기(1913∼1974), 한국의 전통 닥종이를 물에 불려 그 특성을 이용한 정창섭(1927∼2011)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장소인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냑은 15세기 르네상스양식 건축물로 이탈리아 건축가 지오반니 부오라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라빈스키가 영감을 받은 장소로도 유명하다. 

물감을 캔버스 뒷면에서 밀어넣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하종현의 ‘Conjunction’.
전시회에 맞춰 단색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책도 뉴욕의 저명 출판사 DAP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 큐레이터 알렉산드라 먼로, 워싱턴 스미스소니언재단 산하 허시 혼 현대미술관 멜리사 주 관장, 미시간 주립대 미술사학과 조앤 기 교수, M+ 홍콩 문화박물관 정도련 학예실장, 샤르자비엔날레 주은지 총감독, 전 테이트미술관 컬렉션 디렉터 제레미 르위슨 등이 필자로 참여한다.

아쉬움도 있다. 윤형근 김기린 권영우 서승원 이동엽 허황 등의 단색화 작품들이 빠졌다. 단색화 초기, 중기,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보겠다는 취지가 다소 퇴색된 느낌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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